겨울 달리기의 묘미
돌아보면 나의 2025년은, 만약에 인류가 50년 쯤 지나서 나란 인간을 기념하고 회고한다면 꽤나 기념비적인 한해였을 것이다.
사업을 하는 입장으로 생각해보면 안전장치없이 엘 캐피탄을 오르다 잠깐 안전한 착지 지점에서 들이쉬는 안도의 한숨과도 같았다.
국가의 국민으로서는 계엄과 독재의 위험에서 유리조각을 씹으며 심연을 들어다 보는 것 같은 상반기를 보냈다.
개인적으로 무저갱에 스스로 냅다 내동댕이 쳐저서 반쯤은 튕겨올라오고 어쩌다 발견한 사다리를 잡고 자력으로 한발씩 올라가는 느낌의, 뭐 대충 그런 2025년 이었다.
육체적으로는 뭔가 노도라던가 돌풍같고 싶었지만 나이도 들고 늙어가는 처지라 그러긴 무리였고 그나마 빌딩사이에서 비닐봉지를 날리는 작은 회오리 바람 같은 심정으로 '달리기'를 했다.
그래서 2025년에 나는, 396.5km를 달렸다.
-재작년의 506km보다 대충 20% 줄었다. 그리고 6년간 증가하던 달리기 총 거리가 최초로 줄었다.
-출장을 많이 가진 않아서 주로 강남에서, 한강에서, 부산에서, 그리고 해외라면 홍콩에서, 싱가포르에서 달렸다.
-2026년 1월에는 40km정도 달릴 것 같다. 올해에는 370~420km 정도를 달릴 예정이다.
추운 겨울에 야외 달리기는 짜릿하다. 요즘에는 야근하다가 후딱 나가서 밤 11시 정도에 2~5km 정도를 달린다. 추운 공기를 들이 마시고 귓가에 바람이 스칠때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고 스트레스가 풀린다. 그리고 멧돼지나 영양을 쫓으며 40km를 달리던 내 조상들을 생각해본다. 씨바, 졸라 힘들었겠지? 오늘의 사냥이 실패해도 좋다. 조상들과 다르게 나는 달리기가 끝나고 나는 배민을 시켜 먹을거니까.. 그리고 나는 내일도 달릴 거니까, ㅋㅋ 오늘 놓친 사냥감아, 거기에만 있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