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노예

연휴끝, 짧은 글

by Inhoo Park

사업을 하고 나서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된 느낌이 들었다.


일종의 각성이었다.
정확히는 전부가 아니라, 절반쯤. 49%인지 51%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 변화가 정말 사업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기대 수명의 절반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생긴 자각일 수도 있고, 같은 시기에 접한 사르트르와 실존주의의 영향일 수도 있다.


돌이켜보면 나는 청소년기떄부터 실존주의와 닮은 사고를 해왔다.
세계관이 그 철학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을 뿐이다.


우리는 모두 제약 속에 산다.
월급의 제약, 중력의 제약, 죽음의 제약.
선택은 가능하지만, 선택의 범위는 강하게 제한되어 있다.


내가 밥벌이와 내 미래를 그나마 주도적으로 정하고,
회사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세운다 해도 그 삶 역시 또 다른 한계와 구속 위에 서 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시도하며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무지의 시작이었다.


무지를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무지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결국 남는 생각과 느낌은 허무감과 허탈감일 것이다.
그 허무를 견디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계속 움직이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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