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가면, 집에 오고싶어하지 않아.
공동육아를 하다보면, 몇가지 어려움이 생긴다.
그 중 하나는 아이들 하원길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대안학교에 입학한 큰 아들도 마찬가지 증상을 호소한다.
"나 집에 가고 싶지 않아. 아직 다 못놀았단 말이야!"
더 심하면, 같이 재밌게 놀던 친구를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한다.
부모들 마음이 늘 말랑하다는 것을 아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특히 어떤 아마가 마실 부탁을 잘 들어주는지도 꿰고 있다.
교사들은 언제나 '아이의 놀이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요청한다.
속수무책으로 아이들 하원에는 늘 10분 이상의 버퍼링이 있다.
어른들이 터전에 자유롭게 드나들던 코로나이전에는 30분 이상 기다린 날도 많았다.
오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기사가 마음을 때린다.
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5928
기사를 읽다보니 놀이가 마법같다.
아직 공동육아가 낯설은 부모들을 만나면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때문에 적응문제로 걱정하는 부모를 만난다.
그럴 때 "대부분의 아이들이 잘 적응해요. 제가 만난 적응이 어려운 아이들도 모두 빠르게 안정적으로 적응했답니다."라며 나의 짧은 경험을 배경지식 삼아 대답을 하고서는 뒤가 찜찜했다.
그런데 정답은 놀이였던 거다.
아이들이 혼자놀든, 친구들과 함께 놀든, 완전히 놀이에 몰입한 상황에서 그 흐름이 끊기면 집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몰입은 기쁨이 되고 흥미가 된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성미산어린이집 교사들도 좀처럼 아이들의 놀이에 개입하지 않는다. 때론 엄격하고 때론 다정한 서로 다른 성격의 교사들이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놀면 그걸 방해하지 않는다. 우리집에 온 아이들도 나를 놀이의 멤버로 대한다.
노는 방법을 잊은 아이들.
매일 꾸준히 하던 일도 조금만 손을 놓으면 잊는다.
매일 치던 타자도, 아이를 낳고 컴퓨터를 멀리한지 7년 만에 오타 작렬이 되었다.
그리 잘 놀던 아이들도 놀던 방법을 잊는다.
그러나, 어색해진 예전의 재주들은, 마치 자전거를 다시 타듯 그렇게 다시 손에 붙는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신나게 놀다 학원으로 간 아이들도 놀 수 있는 상황을 기다릴 것이다.
초등 중등 고등학교 내내 한번도 시원하게 놀아보지 못한 나는 억울하다는 듯이 20내를 내내 불태웠다.
어른들이 만들어줘야할 것은 공간과 시간 아닐까.
내용은 아이들이 채운다.
언제나 늘, 어른도 놀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