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궁 일기 (5)

사전 검사

by dore

1월 30일. 조직 검사를 결정하고 엄마랑 같이 병원에 갔다. 엄마는 막상 의사한테 얘기를 듣고 겁이 났는지 갑자기 큰 병원에 가서 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의사한테 잠깐 얘기 좀 듣고 싶다고 해서 상담을 했는데, 수술을 막 마치고 나서 그런지 아니면 자기 진료시간을 빼앗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그 말을 듣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서 덩달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결국 진료실 밖에서 엄마랑 다시 얘기한 끝에 결정하기로 하고 오늘 사전 검사를 하기로 했다.


상담실서 수술 날짜를 잡고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상담실서 내가 듣고 싶은 대답을 편하게 물어볼 수 있었다. 수술 전날 10시부터 물 포함해서 음식물을 먹으면 안 되고, 수술은 12시 반 무렵부터 시작하지만 보험 때문에 병원에 6시간 머물러야 하니 빨리 와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수술할 때 다리에 부종이나 혈전이 생길 수 있으니 압박 스타킹을 입어야 한다고 해서 받아왔다.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겁이 난다.


혈액 검사는 며칠 걸리고, 조직 검사는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다. 처음에 조직 검사를 하면서 미레나 시술까지 같이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미레나 시술은 나중에 마취 없이 진료실서 바로 할 수 있는 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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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마치고 혈액검사, 심전도 검사, 소변 검사, 흉부 X-ray 검사 등을 했다. 오후 늦게 가서 그런가 대기 시간 없이 검사를 바로 받을 수 있어서 편했다. 만약 사전 검사 결과 문제가 있으면 미리 연락이 가겠지만, 문제가 없으면 수술 당일 직전에 의사가 결과를 얘기해줄 거라고 덧붙였다. 내가 방금 소변을 받아온 화장실에 앞에 한 중년 여성이 휠체어에 탄 할머니를 데려가려고 애쓰는 장면을 목격했다. 좁은 화장실 입구 때문에 할머니를 어떻게 이동시킬지 한참을 고민하는 거 같았다. 우리 엄마한테 미안했다. 나는 엄마가 아플 때 뭘 해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니 슬펐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날 진료비가 12만 5천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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