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편의점에 있을 땐 심심해서 어떡하냐고?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저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본업으로 배우를 하면서 부업으로 편의점 점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 말을 드리는 이유는 제가 이번 글을 쓸 수 있는 이유가 아르바이트로 편의점에서 일을 하지 않고, 점주로서 일을 하고 있어서예요. 제가 아르바이트로 편의점 일을 하고 있다면 이 글을 못 쓸 거예요. 왜냐하면 편의점에서 가질 수 있는 자율성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 점 알아주시고 제 이야기로 들어와 주세요.
저는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본업의 일이 없으면 편의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요. 손님들이 가끔씩 물어봐요. "심심하죠? 젊은 사람이라 더 그럴 텐데". 맞아요. 처음에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서 심심하기도 하고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어요. 저는 이곳에 있어야 하고 시간은 흐르고... 그래서 생각을 했죠. 그럼 이곳에서 시간을 쓰는 법을 바꿔야 한다고요.
이제 저는 더 이상 심심하지 않아요. 편의점에서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요.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간단하게 소개를 해볼게요.
1. 연기연습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연기를 분석하고,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시간을 만들어요. 제가 편의점을 하는 이유도 배우를 위한 것이지, 편의점을 위해 배우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시간을 가장 소중히 생각해요. 그리고 독백연습도 하고, 오디션이 잡히면 오디션 연습을 하고요. 그리고 인터넷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매일 들어가서 프로필을 지원해요.
2. 독서
독서는 이제 저의 삶이에요. 하루에 저는 두 끼를 먹는데, 밥 먹는 횟수보다 독서하는 횟수가 더 많을 정도죠. 독서는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행동을 하게 하고, 미래를 꿈꾸게 하고, 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일 독서를 해요.
3. 영어공부
사실 편의점을 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영어공부를 시작했다는 거예요. 지금 반년 정도 되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영어를 쓰는 사람들과 일상적인 대화는 가능해요. 물론 혼자 공부도 했지만, 저는 하려고 하는 일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사람이라서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었어요.
4. 스케이드보드, 기타 연주, 큐브
이건 제 취미예요. 편의점 곳곳에 제가 머리를 식히고 몸도 움직일 수 있도록 배치를 해놨어요. 움직이고 싶을 땐 매장 앞에서 보드를 타기도 해요. 그리고 매장 안에 기타가 있어요. 기타는 오래된 취미이기도 해서 기본적인 감은 잃지 않으려 자주 치는 편이에요. 물론 매장에 오시는 어떤 분들이든 이 기타를 치셔도 돼요. 큐브는 두뇌 회전에 좋다고 해서 하루에 3번씩 맞춰요.
5.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 자료 만들기
제가 위의 3가지의 일도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상황이 되다 보니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블로그는 수익이 나기 시작한 지 세 달 정도 되었어요. 유튜브와 인스타를 통해서도 저의 자기 계발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배움을 갖고 싶어서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요.
대략 이 정도인 것 같아요. 추가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연을 날리기도 해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낭만을 더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편이라서요.(웃음) 이렇게 하나하나 채워가기 시작해서 지금은 그 어떤 편의점 보다 특별한 편의점이 되었어요. 저에게 필요한 것들로 채웠어요. 지금 이 글을 쓰는 공간도 편의점이에요.
분명히 시간이 남는데 불안감과 함께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을 거예요.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시간을 자신에 맞게 쓰게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한 번에 바꾸려고 하면 적응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사람은 안정성을 추구하는 동물이기 때문에요. 시간을 쓰는 것도 자신만의 방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만히 있으면 이 금 같은 시간이 그 가치를 잃게 되잖아요.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를 들었어요. "가치와 가격은 다르잖아" 시간은 0원이에요. 가격이 없어요. 공짜로 우리에게 주어져요. 그런데 그 가치는 상상 이상이라고 저는 항상 생각해요. 그 가치를 얼마나 높일지는 자신에게 달려있어요.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누구에게 쓰이냐에 따라 시간의 가치가 달라져요.
우리들은 어떠한 행동을 계속하고 있어요. 생각을 하든, 멍을 때리든, 청소를 하든, 공부를 하든, 영호를 보든 뭐든 하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그 행동들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불안감이 생겨요. '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느낌' 그러니 목적성을 가지고 행동을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자신이 보내고 있는 시간을 가끔씩 확인해 보세요. 어느 정도의 가치로 시간을 쓰고 있는지. 그래야 보다 더 가치 있는 시간들로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이 글을 마치면 다시 한번 체크를 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이 시간들을 더 멋진 일들로 채워갈래요.
*글을 마치려고 하다가 생각이 났는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시는 분들께 친절하게 해 주시면 감사할게요! 물론 저희들도 당연히 친절하게 해야 하고요. 가끔 점장인 저도 감당하기 힘들 때가 있어서, 특히나 아르바이트로 일하시는 분들은 더 해결하거나 행동하기 어려울 때가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편의점이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든 손님들과 직원분들이 서로 존중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