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한 줄 처방] 첫 굿즈, 무대 인사 드립니다

이 작은 극장의 첫 객석은 100석입니다

by 허배우 actorheo

어느덧 제 객석이 거의 다 찼습니다.
이 작은 극장의 첫자리는 100석으로 정해두었습니다. 이제 두 자리만 남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희곡 속 인물들이 건네는 묵묵한 위로에 함께 공감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작은 공간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객석을 지켜주신 여러분 덕분입니다.

그 마음을 어떻게 나눌까 오래 고민하다가,
제 생애 첫 굿즈를 무대에 올립니다.

작고 소박하지만,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연극 한 줄 처방’ 키링입니다.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상상이 제 손을 거쳐 실물이 되었습니다. 조금 뭉클했고, 오늘은 제 자신에게도 조용히 말해주었습니다.
“잘했다”고요.

투명한 아크릴 너머로 적힌 문장, 혹시 알아보셨을까요?

“Мы отдохнем!”

제가 사랑하는 안톤 체호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 마지막 장면에서 소냐가 건네는 말입니다.

“우리는 쉬게 될 거예요.”

고단한 하루를 버티는 우리에게 이보다 다정한 약속이 또 있을까요. 삐뚤빼뚤한 글씨는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사람 같고 그래서 더 오래 남았으면 했습니다.

시크한 블랙 링에 매단 작은 스마일은 무거운 마음을 조금 덜어내자는 제 나름의 응원입니다. 문득 시선이 닿을 때마다 이 짧은 문장이 조용히 어깨를 토닥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괜찮아요. 결국 우리는 쉬게 될 테니까요.”

이번 나눔을 시작으로 ‘연극 한 줄 처방’이라는 이름 아래 작은 프로젝트를 이어가 보려 합니다.

키링을 시작으로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책갈피 등
희곡의 다정한 문장들을 일상 속으로 옮겨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판매 수익은 전액 기부하겠습니다.

한 줄을 팔아, 전부를 건네는 일을 해보겠습니다. 이 약속의 과정은 숨김없이 기록하고 나누겠습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에 거창한 명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제가 재미있어서, 기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약속을 맺는 이유는
혼자만의 다짐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객석에 계신 여러분을 제 든든한 조력자이자 지지자로 모시고 이 즐거운 작당을 끝까지 완주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여정의 마지막 장에는 여러분을 직접 무대 위로 모시는 순간이 기다리고 있기를 바랍니다.

활자로만 만나던 희곡의 위로를 넘어 각자의 목소리로 대사를 읽으며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여러분과 나란히 앉고 싶습니다.

대본 속 인물들이 제게 건네주었던 위로가 세상 어딘가에 온기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가닿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한 무대에서 만나게 될 그날까지, 이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이 작은 극장의 첫자리는 100석이지만,
막은 여기서 내리지 않습니다. 다음 장면은 계속 이어집니다.

늘 제 글의 객석을 지켜주시는 여러분께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작은 상상이 현실이 되었듯, 여러분의 오늘도 생각보다 더 근사하게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첫 굿즈, 오늘 무대 인사 드립니다.
이 무대에 함께 서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일상에도, 따뜻한 막이 오르기를.
허배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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