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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채목 Aug 19. 2020

장래희망 예쁜 할머니

곱게 늙을 수 있다는 건 복이다

  미의 기준이 뭘까?

  예쁜 것과 잘생긴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려서 난 예쁘다는 소리를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잘생겼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었다. ㅋㅋㅋ 남자가 아닌 여자에게도 잘생겼다고 하는 게 맞나 모르겠다만, 예쁜 건 아닌데, 잘생겼다고들 했다. 뭐지? ㅋㅋㅋ 욕인지 칭찬인지 알쏭달쏭하다.

  마흔이 넘어서 예쁘다거나 미인이란 소릴 종종  듣는다.
 참 재밌다.

 정작 10대, 20대, 30대엔 잘 못 듣던 소릴 40대에 듣다니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성형수술을 안 했기에 딱히 변한 것도 없고, 나이가 들어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잔주름도 늘었는데 말이다.

 50대, 60대, 70대, 80대, 90대...... 나이가 들어도 그 나이에 맞는 아름다움이 존재하니, 그럴 수 있도록 내면이 알차면서 외모도 품위가 있을 수 있게 노력해야겠지?

 예쁜 할머니가 인기 있던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을 보면, 나이가 들어도, 노인이 되어도, 예쁜 할머니는 국경을 넘어 국적과 무관하게 할아버지들한테 인기가 좋더라.


 내 동생이 10대 때, 장래희망이 뭐냐는 질문에 "예쁜 할머니"라고 대답해서 많이 웃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참 현실적이고 현명한 장래희망이다 싶다.

 10대 때 그런 생각을 했다니 역시 내 동생 감짱은 어려서부터 사고가 앞서 나가고 비범했었음에 틀림없다.

 곱게 늙었다는 건 아주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는 총체적 결과라 할 수 있다.


 예쁜 할머니가 되려면?

1. 건강해야 한다.

2. 장수해야 한다.

3. 고생을 덜해야 한다.

4. 인품이 좋고 심성이 착해야 한다.

5.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6. 손자 손녀가 있어야 한다.


6번이 제일 어렵네. 이런...... ㅎㅎㅎ


 곱게 늙는다는 것이 추구해야 할 이상향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내 동생의 장래희망이 이젠 내게도 장래희망이 되었다.

 아름답게 늙은 할머니가 되는 복을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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