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아프냐, 나도 아프다

아픈 상처를 이제야 알아봐 줘서

by 장세아

마지막으로 글을 쓴 지 벌써 2주가 다 되어간다. 이틀에 한 번 쓰기로 마음먹었는데, 연말과 연초를 정신없이 그리고 참 아프게 보내느라 글에 집중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 혼자이기에 너무나 버거웠고 아팠던 시간들이었는데, 그 오랜 시간을 어떻게 혼자 이겨내려고 했는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과 감당할 수 없는 것, 그리고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참아온 것과 이제는 무작정 내버려 두고 참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1. 지금 잘하고 있어

사전에 계획에 없었던 분들을 종종 만나는 요즘이다. 누군가에게 먼저 연락을 쉽게 못 하고 약속 조차 상대방이 미리 잡아야만 만날 수 있는 나였는데, 이제는 갑작스러운 약속도 거부하지 않고 마음을 열어서 만나게 된다. 그만큼 혼자만의 힘으로는 하루하루가 버티기 참 힘들고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도움의 손길들을 만나게 되니 참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다. 2020년이 되면 좋은 일들만 일어나길 바랬지만 연초부터 아파서 집에 누워만 있던 내 모습이 처량해 보이고 속상할 따름이었는데, 혼자 주저앉아 울고 있지 말라고 보내주신 선물들 같다.


이런저런 만남 속에서 아팠던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게 되었는데, 그중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은 "지금 잘하고 있어"라는 한 마디였다. 무언가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 부딪치려고 애쓰는 것 같다가도 내 삶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그 누구도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 것 같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을 때 다가와주신 소중한 분들. "난 여전히 네 편이야"라고 말하는 것보다도 "지금 잘하고 있어"라는 그 한 마디가 나를 감동시켰다.


너무 고통스럽고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 말해주는 분들. 앞으로도 잘 살아가면서 이겨내 보자고, 지금처럼 버티면서 잘 살아가 보자고. 구체적으로 뭐하고 있는지 말하지 않았는데도 잘하고 있다고 격려와 위로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다시금 오늘 하루도 힘을 얻는다.




2. 좋은 일들로 가득하세요


새해가 되면 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안부 문자가 오는데, 올해는 유난히 그 안부 인사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분명 좋은 의미로 나를 잊지 않으신 분들이 건네는 말들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새해부터 너무 힘든 상황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불편한 마음 때문에 처음에는 답장도 하지 않기도 하고, 집에 누워서 눈물만 주룩주룩 흘렸다. 하지만 이런 생활을 언제까지 반복하며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상대방과 똑같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대답을 하다가, 형식적인 인사 같아서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새해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진심을 담아, 좋은 일들만 가득하세요.


우리의 삶은 좋은 일도 생길 때가 있지만,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때에 나쁜 일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왕 사는 거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2020년에는 계획했던 일들도 차근차근 이뤄나갔으면 좋겠고, 아픔과 슬픔보다는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9년 너무 힘들게 지내왔던 시간이었기에 2020년은 다시 일어나서 힘차게 걷는 내 모습을 보고 싶다. 웃음을 잃어버린 요즘이기에 앞으로는 좋은 일들이 많이 찾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여전히 머릿속에는 많은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채 뒤죽박죽 섞여 있지만, 잠시 쉬어간다고 생각하고 이대로 내버려 두기도 해봐야지. 아무리 노력해도 내 힘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고, 애쓴다고 해서 일이 쉽게 해결되지도 않더라. 내 마음을 조금 더 살펴보고 위로해주고 보살펴주자.


세아야, 수고 많았어. 지금까지 혼자 너무 애썼지.

미안해, 너를 아껴주지 못해서.

고마워, 오늘도 잘 살아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