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직진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 하지만 2020년이 막 시작된 이 시점에서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 하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내지 못했던 것들을 도전하고 있다.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내가 경험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것. 올해는 어떤 것들을 도전해볼까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며 차근차근 시작해야지.
1. 금발을 향한 과감한 발걸음
반곱슬인 머리 때문에 중학교 때부터 1년에 한 번씩 미용실에서 매직 파마를 지겹도록 해왔다. 머리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없어서 단발로도 잘랐다가 다시 긴 머리로 기르고, 염색 역시 브라운과 블랙으로 반복해서 변화를 주기 일쑤였다.
하지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20대 때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금발머리. 외국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아닌 잠시 스쳐 지나가는 그 누구라도 예뻐 보였던 그 금발이 늘 부러웠다. 그래서 용기내 미용실을 찾으면 겁을 주시는 디자이너 선생님들의 한마디. 머리숱이 너무 많아서 상하고 녹게 되면 관리하기 힘들 것이다, 얼굴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탈색 이후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등등... 디자이너 분들의 말을 듣고 겁먹어서 집으로 다시 돌아온 날이 많았다.
지난주 목요일, 퇴근 후 무작정 미용실로 들어가 금발로 탈색을 하고 싶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이전처럼 탈색에 대해 꼬치꼬치 물어보거나 걱정하는 모습이 아닌, 결단하고 바로 입으로 내뱉은 내 모습이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말, 행동보다는 내 결정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새롭다.
4시간 30분 동안 탈색 두 번, 염색 한 번의 시간을 들여 나올 색상은 하얗거나 살짝 금빛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전혀 다른 색상이 나와서 사실 당황했다. 첫 번째 탈색 후에는 주황색과 노란색 사이의 어중간한 색깔이라 속으로 망했다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른다. ‘괜히 했다, 그냥 안 하고 후회하는 게 나았을 걸’이라고도 생각했다. 두 번째 탈색과 염색 후에는 두피가 너무 따갑고 화끈거려서 아픔을 못 참고 눈물이 찔끔 나기도 하고... ‘두 번 다신 탈색 안 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머리를 말리는데 처음보다는 색이 괜찮아졌지만,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애쉬 카키색으로 변한 머리를 바라보며 애써 스스로를 달래며 미용실을 나왔다.
결국 머릿결이 많이 상해서 빗자루처럼 변하고, 두피는 각질이 일어나고, 간절히 원했던 금발 색상도 실패했다. 애쉬 카키, 그레이가 섞인 오묘한 색상으로 인해 고민이 조금 더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한들 어떠랴, 결국은 내가 선택한 길이었음을. 더 나은 방향을 찾아보고 내 머리를 소중히 여기며 잘 관리해야 함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2. 언어 공부에 대한 욕심
프랑스어를 공부하기로 한지 벌써 2개월이 되어가지만 연말연시 여러 일들이 갑자기 터지는 바람에 잠시 손을 놓았다. 하지만 올해는 꼭 이루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언어 공부. 영어와 프랑스어는 기본으로 꼭 배우고 싶고, 이탈리어와 독일어, 더 나아가 일본어와 중국어까지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직까진 욕심만 너무 앞선 것 같긴 하지만 자막 없이 영화 그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영화를 사랑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것처럼, 언어 공부 역시 내가 사랑하는 것을 더욱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생각해보고 싶다.
마음만 꿈틀거리는 게 아닌 손과 발이 움직이는 2020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다 보면 내 입도 열리는 날이 오겠지. 머리가 굳어있지 않기를, 내 생각과 틀에만 갇혀 있지 않기를... 다양한 사고를 받아들이며 문화를 이해하고 언어를 배우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3.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작년에 참 많이 아팠다. 마음도 아팠지만 2018년에 비해 운동을 너무 뜸하게 했더니 금방 지치면서 피로가 금방 몰려왔다. 운동을 할만한 여유가 허락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
올해는 다시 일어나고 싶다. 아직까지도 피로가 많이 쌓여있어서 눕기만 하면 바로 잠들지만, 이제는 30대 중반에 들어서기 때문에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더 느끼고 있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 필라테스도 다시 시작하고, 계단 걷기나 자전거 라이딩도 날씨가 풀리면 조금씩 늘려 가야지.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 또한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바뀌어 가는 것 같다. 내 몸을 사랑하기 때문에 음식들도 건강한 식단으로 조금씩 바꿔보자. 게으른 모습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한 모습 되찾아가기 프로젝트! 자, 이제 시작이야!
4. 가장 중요한 연습
연기 연습, 영화 관람, 그리고 독서. 2020년 절대 놓고 싶지 않은 세 가지이다. 배우이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다. 연기 연습은 작품이 장기적으로 들어오지 않을 경우 어느 순간부터 놓치기 쉬운 것 같다. 하지만 어떤 핑계도 절대 용납되어선 안 된다. 쉰다고 해서 다 놓아버리지 말고 정신 바짝 차려서 배우로서의 본분을 잊지 말자.
요즘 피곤하다는 핑계로 영화를 보는 횟수 역시 줄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자 취미가 영화 관람인데 무기력한 날들이 연속으로 찾아오면서 영화 보는 시간조차도 내질 않고 있다. 물론 한동안 쉼이 필요했던 시간이지만, 이 상태 그대로 매너리즘에 빠지다간 영화에 대한 애정조차 전부 사라질 것만 같은 느낌이다. 영화를 향한 두근거리는 마음, 다시 찾으러 갈 때가 됐다.
독서는 지난 2년간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2018년에는 39권, 2019년에는 51권을 읽었다. 선물 받은 책을 기간에 맞춰 읽느라 정신이 없었고, 읽을 땐 마음에 와 닿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구절들이 별로 없었다. 올해는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을 직접 구입해서 차분하게 읽어가고 싶고, 마음속 깊은 곳에 한 구절씩 새기고 싶다. 숫자나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해 독서에 힘쓰는 한 해가 되기를.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이다.
이제는 내가 나를 더 붙잡고 나가야 한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오늘도 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