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꾼다, 끝이 없는 꿈을
요즘 꿈이 없는 사람이 참 많다고 한다. 내 삶을 돌아보면 꿈이 너무 많았기에 단 하나로 요약할 수가 없다. 난 지금 이 순간도 꿈을 꾸는 내가 좋다. 끝이 보이지 않지만 끝없이 달리는 내가 좋다. 열정적이고 늘 꿈꾸는 사람들 역시 좋아한다. 하지만 꿈이 없는 사람들도 좋다. 그들에게 다가가 얘기하고 싶다.
괜찮아요,
꿈이 없으면 어때요.
빛나지 않아도 괜찮아요,
내가 주인공인 이 삶이라는 영화 한 편이
만들어져 가는 중이거든요.
1.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서 늘 흥얼거리던 한 꼬마는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인해 꿈꿔본 적이 전혀 없던 교사라는 직업을 어느 순간부터 장래희망으로 적게 된다.
학창 시절에는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어 부모님께 자주 맞기도 하고 반항도 많이 했다. 중학생 때부터 세이클럽, 버디버디에서 인터넷 라디오 방송도 하고 포토샵,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독학해서 디자인을 하게 되면서 컴퓨터와 아주 친밀한 시간들을 보냈다. 웹디자인 대회나 속타 대회에서 자신 있게 능력을 펼쳤고, 수상과 함께 상품도 많이 받아왔다. 웹디자이너를 잠시 꿈꾸기도 하다가 존경하는 선생님처럼 컴퓨터 교사가 되고 싶어서 사범대 컴퓨터 교육과에 입학한다.
평소에 늘 가까이하던 컴퓨터를 공부하면 재밌을 줄 알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수학 공식과 영어로 된 어려운 컴퓨터 용어들,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 등 배우고 싶었던 강의와는 너무나 달랐다. 평생 이런 내용들을 배우거나 가르치고 싶지 않아서 전과 또는 교직 복수전공을 고민하다가, 음악과 복수전공 전형을 알아보게 된다.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예고에 너무 가고 싶었지만 못 갔던 게 마음에 걸렸고, 대학교 조차도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과감히 성악 전공으로 실기 접수를 했다. 대학 본부에서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고 내게 아마 안 될 거라 확신했지만, 성악과 교수님들은 내 열정을 보고 합격 점수를 주셨다.
기적처럼 음악과 교직 복수전공에 합격해서 3학년 때부터 성악 전공, 피아노 부전공으로 함께 하게 되었다. 4학년 음악 교생실습 때 중학교 담당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해주었고, 6학년 때까지도 배우고 싶던 음악에 관련된 수많은 강의들을 들으면서 186학점을 이수하게 된 나는 음악교사가 될 줄 알았다. 임용고시 준비도 나름 열심히 했지만 졸업하기 직전에 미국 투어를 한 달 동안 다녀오고 꿈은 다시 바뀌게 된다. 음악 교사가 아닌 선교단체 음악 간사로. 음악 간사의 삶 역시 3년을 살다가 30대를 앞두고 내 삶을 다시 돌아보면서 내가 정말 많이 좋아하는 것, 앞으로 평생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되묻고 기도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발견하게 된 것, 바로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영화배우의 삶이다.
2. 영화를 사랑하는 배우
영화를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한 달에 15편 이상을 영화관에서 봐야 만족하는 나는 그 무엇보다 영화를 뜨겁게 사랑하고 있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 유독 눈물이 많이 흘렀다. 그렇다고 항상 울기만 한 것은 또 아니다. 재밌고 유쾌한 장면에서는 엄청 크게 웃기도 하고, 답답한 장면에서는 주인공과 함께 짜증내기도 하고. 밖에서는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빠져서 늘 착한 모습으로 포장하기도 하고 내 감정을 숨기느라 바빴는데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만큼은 솔직한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정말 많은 용기와 위로를 얻었다. 힘들고 지칠 때 그 무엇보다 내 마음을 만져준 것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커다란 힘이었다. 그래서 그 영화를 만드는 현장에 조금이라도 함께 참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를 일으켜 주고 살려낸 것이 영화인 것처럼, 어딘가에서 힘들고 지친 누군가에게 영화를 통해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러려면 나도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그때 생각난 게 바로 연기였고 정보를 찾아본 후 연기 학원 등록, 연기 스터디를 다니면서 작은 기회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광고, 드라마, 영화 순으로 조금씩 길이 열리면서 배우의 삶에 더 가까워졌다.
영화 속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사를 하거나 연출을 맡아 담고자 내용을 표현해야 한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작은 배역이라도 충성스럽게 연기하는 것이지만, 꼭 내가 아니더라도 내가 출연한 작품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재미와 감동,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할 수 있는 그 날, 내가 원하는 배역을 맡게 되어 표현할 수 있는 그 날이 언젠가는 꼭 올 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나도 힘껏 소리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3. 음악영화, 감독, 글로벌 배우, 작가, 작곡가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너무나도 쌀쌀한 이 겨울밤, 하고 싶은 꿈을 아름답게 그려본다. <비긴 어게인>, <원스> 같은 음악영화를 한국에서도 연출해보는 꿈, 기타와 노래를 자유롭게 연주하는 음악영화의 주연배우로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는 꿈,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발리우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 글로벌 배우로 진출하는 꿈, 솔직 담백하고 따뜻한 글로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책을 출판하는 꿈, 내 마음을 곡으로 만들어서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 있는 작곡가의 꿈 등...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올해 꾸준히 배울 목표 중 하나였던 기타를 1월부터 열심히 배우고 있다. 음악영화 오디션에서 기타 치며 노래하는 배역이 들어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어디서든 기타를 잡고 무슨 곡이든 노래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매일 노력하는 중이다.
매월 3~4권의 신간도 꾸준히 읽고 있다. 삶의 경험이 부족하면 다양한 지식이나 간접적인 경험도 필요하고, 독서를 할 때 안정적인 마음이 생겨서 조용히 책에 집중하는 시간이 참 좋다. 요즘은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면서 독서의 필요성을 더 중요하게 느낀다.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도 좋고 작가님들과 내가 비슷하게 느껴질 때는 뭔가 가까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편안하다. 작가 장세아, 그 이름으로 책을 출판하기까지 글 쓰는데 게으름 피우지 말고 항상 힘쓰자.
지금 내게 주어진 이름인 배우 장세아.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인 것 같지만 새로운 날들 가운데 늘 감사하는 마음과 처음처럼 겸손한 마음, 그리고 차갑지 않은 열정적인 자세로 나아가자. 내가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은 결코 내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님을 인정하며, 주어진 것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하기 위해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자.
한 겨울밤의 꿈, 참 아름다운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