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이제야 작아진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 마음은 사실 나에게 끊임없이 소리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주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 계속 바뀌는 환경은 그만 바라보고 초췌해진 내 얼굴, 닳고 닳아버린 내 마음을 좀 바라봐달라고.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나를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타인의 차가운 시선이 두려웠고, 타인의 상처와 아픔은 나도 덩달아 그렇게도 아파했으면서 왜 내 마음의 상처와 아픔은 만져주지 못했던 걸까.
1. 깊은 울림을 주는 사람
깊은 곳으로 허우적거리며 계속 더 깊이 빠지는 줄만 알았다. 이대로 내 영혼이 죽어가는 건가 싶기도 했다. 다행히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드러내지 않았던 내 진짜 감정을 조금씩 알게 되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의지하고 싶은 마음에 내 마음을 모두 쏟아내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버티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정리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차분한 내 모습도 발견하게 되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하게 되었다. 글을 쓰다 보니 윤동주 시인이 생각났다. 영화 <동주>에서도 볼 수 있었던 윤동주 시인은 정말 끔찍하고 절박했던 일제강점기 시절, 한글을 자유롭게 쓸 수 없었던 고통의 날이 연속이었지만 마음속 깊은 울림이 있는 시를 계속해서 남기셨다. 가슴 한 구석이 시리기도 하면서 따뜻한 진심이 아직까지도 전해지는 것은 윤동주 시인이 마음을 다해 나라를 사랑하고, 솔직한 본인의 심정을 시로 담담하게 표현했기 때문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어서 연기를 시작했는데 아직까지는 대사 한 마디 하는 배역을 맡는 것도 힘들다. 그렇다 할지라도 매 순간 윤동주 시인처럼 진심을 담아보자. 모든 생각, 글, 말, 행동에 진심을 담아 쏟아내자. 누군가 부러워하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 허황된 꿈이 아니라, 수많은 영화를 통해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었던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도 그 마음을 전해줄 수 있도록 첫 마음을 잃지 말자. 깊은 울림, 깊은 감동,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는 배우로 살아가고 싶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
2. 그래도 널 사랑해
참 고맙다. 나만큼은 나를 포기하지 않아서. 내게 손가락질하고 차갑게 대하는 세상일지라도 나만큼은 나를 붙잡아줘서 참 고맙다. 왠지 모르게 죄인인 것만 같고 쥐구멍이 있으면 숨고 싶고, 도망가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나를 믿어주지 않고 나조차 스스로를 무시하게 된다면 그 누구도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할 때도 있고, 실수할 수 있다. 상황과 환경이 그렇게 만들 수도 있고, 어려움과 곤란함에 빠질 수 있다. 잘못을 알았다면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으면 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 되고, 내 진심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면 해명할 수도 있지만 굳이 애써 드러내려 하지 말고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그 순간을 벗어나 앞으로 잘 살아가면 된다. 뭐가 그리 조급하고 답답했는지 모든 게 실수 투성이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견디기 참 힘들었지만 유리멘탈인 내게 모두 필요한 시간이고, 어른으로 살아가기에 느껴야 할 성장통이고, 우유부단하고 겉으로 잘 드러내지 못했던 내 모습이 변화되어야 할 시점이겠지.
요즘 나는 참 사랑받는 사람임을 느끼고 있다. 오래전부터 나를 봐왔던 이들, 번호를 자주 바꾸고 연락처를 잘 알려주지 않아도 여전히 가까이 지내고 있는 이들, 여리고 덜렁거리고 눈물도 많고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나를 알면서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바라봐주는 이들... 그리고 33년 동안 나를 지극정성으로 키워주신 엄마와 두 동생들, 귀여운 조카, 강아지 솔이, 방송 자주 들어주시는 청취자들, 수많은 지인들, 그리고 이미 오래전부터 나를 사랑해주시는 당신까지.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는 그분도 해당이 되려나. 어렸을 때 스스로 손을 놓고 싶을 때가 가끔 있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이들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 누구가 아니더라도 스스로를 더욱 사랑하고 싶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나를 알아가고 있는 시간을 갖고 있기에 조금 더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기적인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더 사랑하기 위해 내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내가 더 행복하기를. 내가 소중한 존재이기에 다른 사람도 소중한 존재라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되길.
3. 사랑의 언어, 고맙습니다
생일이라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도란도란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사랑의 언어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예전에 했던 내 사랑의 언어 결과가 생각이 났다. 나는 ‘함께하는 시간’과 ‘선물’이었다. 받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에게 주는 것을 훨씬 좋아하는 나.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무언가 선물을 주는 게 내가 표현하는 사랑의 언어였다.
오늘은 그 사랑의 언어를 가득 돌려받는 날이었다. 사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매번 소중한 것을 주는 게 익숙했던 나였는데, 몇몇 누군가에게는 평소에 주지 않았다가 이렇게 받을 때면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고 오히려 고마운 마음도 엄청 크다. 챙겨주지 못했던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고 앞으로는 더 많이 신경 써주면서 기도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겉으로는 표현을 잘 못하지만 이런 시간을 통해 응원해주기도 하고 기도해주는 사람들. 엄청 큰 힘이 되기도 하고 깊은 위로와 편안한 마음을 가져다준다.
‘함께하는 시간’과 ‘선물’이 사랑의 언어가 아닌 사람들은 내가 이런 행동을 할 때마다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오늘 또 새롭게 깨달았다. 나는 항상 익숙했던 것이었고,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했던 것이었는데 충분히 낯설 수 있고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 이제는 내 입장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헤아리도록 조금 더 노력해보자.
# 5가지 사랑의 언어
1. 인정하는 말
뜻밖의 칭찬이나 사랑한다는 말이 중요한 사람. 따뜻하고 힘이 되는 말들을 잘해주는 유형이다.
2. 함께하는 시간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랑한다는 표현이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면서 함께 있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 선물
물질적인 게 아니라 선물에 담긴 노력과 생각, 사랑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 선물이 상대방을 사랑하고 케어한다는 상징이다.
4. 헌신의 행동
상대방의 짐을 덜어주는 일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게으르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걸 무심하다고 느낀다.
5. 스킨십
안아주고 토닥토닥해주는 따뜻한 스킨십을 받으면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유형. 물리적으로 함께 있는 게 중요하다.
장세아, 태어나줘서 고마워 :)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