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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lbert Choi Apr 07. 2022

미국 한의사로 인생역전 2

혼자 준비하고 시작하는 미국 한의사 과정의 길잡이

B. 결정하기 전에 이것만은 꼭 한번 생각하자. 

(부제: 중간에 나를 포기하게 할만한 질문들)

 

1. 비과학적인 학문이라는데? 

개인적으로 한의 공부를 시작한 후에 들었던 가장 충격적으로 한의학을 비하하는 얘기는 한의사가 의학계의 무당이라는 얘기였다. 그러고 보니, 똑같은 환자인데 가르치는 교수님마다 진단의 내용이 다르고, 치료하는 침자리가 다르고, 흔히 행해지는 맥진과 설진에 대한 결과가 각기 다른 것이 어쩌면 정말 비과학적이고,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한 플라시보 현상은 아닌가? 란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다. 일단 공부는 시작했는데,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는 것은 커녕, 나 조차도 이런 딜레마에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답을 찾지 못했을때는 무척 괴로웠다. 나뿐 아니라 다른 많은 학생들 또한 과연 이런 비 과학적인 학문에 남은 인생의 기회를 걸어도 되는것일까? 란 이 비슷한 질문을 하면서 학업을 그만 두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누군가는 한의학이 Art of Science 즉, 한의사 각각의 진단과 치료를 진행해 가는 말그대로 과학의 예술 이라고 얘기했지만,  그 정도로는 나에게 확신을 줄 수 있는 대답이 될 수 없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어서 들리는 부정적인 소리는 침효과가 오래가지 못하다는 얘기였다.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며칠후면 또 다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주 비효율적이다란 불평이었다. 이 두가지 결정적으로 나를 힘들게 했던 고민들에 대해 미리 적어도 한번쯤은 한의사로서의 진로를 결정하기 전에 각자 미리 고민해보고 답을 찾아보라고 권하면서 내가 나름대로 찾은 답변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먼저, 비과학적인 치료법이란 비판이 있음에도 왜? 한의학의 치료법이 많은 미국 보험회사에서 그 치료법을 인정하고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 하나의 치료법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 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과학적인 치료법이라고 할 때는 반대로 과학적인 치료법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학적인 치료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의 종류가 지극히 제한적이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겪고 있는 수없이 많은 셀 수 없는 질병들의 상당 부분이 과학적인 치료법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증상과 고통은 너무나 확실히 있는데 원인과 치료방법을 알 수 없는 질병들에 대해서는 어떻케 할 것인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수없이 많은 질병들에 대해서 환자는 엄청난 “Pain” 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과학적인 치료방법으로는 전혀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한의학의 침치료를 통해서 상당수의 많은 환자들이 실제로 “Pain” 이 경감되었다는 결과와 수치가 나온다면 이미 그 자체로 과학 혹은 비과학적인 치료법이라는 논쟁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침치료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라는 불평 또한 “Pain”을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의 사치스러운 불평일 수 있다. 치료법을 전혀 찾지 못하는 상태에서 하루 종일 “Pain” 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는 단 일주일 혹은 며칠이라도 “Pain”이 경감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감사한 치료법인 것이다. 실제로 침치료를 받으러 클리닉에 방문하는 많은 환자들이 현대의학에서 제공하는 여러 치료방법을 다 시도 해 봤지만 뚜렷한 병명을 알 수 없고, 치료의 방법을 몰라 침치료의 효능을 보기위해 클리닉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2. 이정도 영어 실력으로 미국에서 한의사로 일을 할 수 있을까? 

미국에 와서 1세대로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것을 하나 꼽으라고 하면 단연코 언어 장벽일 것이다. 영어만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면서 좀더 자신있게 살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은 해 봤을 것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회사 생활할때 여러 미팅이나 논쟁에서 머리속에 있는 내용들을 영어로 표현할 수 없어서,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말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한의대 학교를 다니면서도, 미국 학생들과 여러가지 한의학 이론에 대해서 토론할때 정작 내가 그동안 공부하고 깨달은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정도 영어 실력으로 과연 내가 미국에서 한의사로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좌절이 나를 괴롭게 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한의사란 직업이야 말로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한다는 전제하에 부족한 영어가 용서가 되는 몇 안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은 한의학 혹은 중의학이 동양의학이고 내가 동양인이라는 프리미엄이 있다.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오히려 내가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좀 더 신뢰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로는 환자와 치료자라는 관계 때문이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대로, 현대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방편으로 찾아오는 환자들 즉, 이런저런 치료 방법을 다 동원해서 시도를 해 보았지만 결국은 어떤 확실한 치료 방법도 찾지 못한 환자들에게 한의사는 한줄기 희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갈급한 환자에게 한의사의 영어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 이런 경우에 대화는 일반 직장에서 행해지는 영어 대화가 아니다. 환자는 어떻케 해서라도 한의사의 한마디 한마디를 알아들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유창한 영어 실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에 대한 중요도는 한번 더 강조하고 싶다.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뛰어난 영어실력으로 환자의 질병에 대해서 한의학적인 치료방법과 개념을 설명해주고 치료해 줄 수 있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고, 비즈니스의 성공확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것은 특별히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것으로 생각된다. 

 

3. 장롱면허 (들려오는 선배들의 취업이 너무 어렵다는 불평들)

완전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종종 들려오는 먼저 졸업한 선배들의 부정적인 얘기들은 학업의 열기를 식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느정도 학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인턴 실습을 하면서 곧 나도 조만간 보드 시험을 패스하면 정식 한의사가 되는구나 라는 부품 꿈을 가지고 있는데, 막상 들려오는 선배들의 얘기는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다. 부정적인 얘기들을 정리해보면, 대부분의 한의원들이 영세하여 따로 직원을 채용하는 곳이 많지 않을 뿐더러, 채용을 하더라도 경력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채용의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아직은 치료에 자신도 없고, 막상 환자를 보는것도 두렵게만 느껴지고, 사업의 경험도 그리 많지 않은데, 바로 내 클리닉을 개업한다는 것 또한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좌절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추가적으로 들려오는 보드시험이 갈수록 어려워지 때문에 합격률이 예전같지 않다고 하는 얘기, 보험 단가도 갈수록 내려갈 뿐만 아니라, 보험 신청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며, 침은 아파서 실제로 환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등등의 수없이 많은 이런 부정적인 얘기들은 또 한번 내가 이 공부를 계속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세상에 쉬운일이 어디 있던가? 누구나 할 수 있다면 이미 그것은 “성공”이란 단어를 붙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부정적인 얘기들 중에서 반대로 긍정적인 얘기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어느 비즈니스에서도 성공하고 잘 운영되는 곳이 있고 반대인 경우가 있는 만큼,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는 한의원을 찾아 보기 시작했다. 항상 부정적인 걱정이 좀더 강하게 작용할 뿐이지,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마음먹고 찾아보면 의외로 나름 잘 자리잡고 지역에서 꽤 인정받고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의원이 주변에 경우가 꽤 있다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 좋은 기회가 주어져 졸업하기 전에 인턴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클리닉에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여태까지 들리던 부정적인 얘기를 한순간에 떨쳐버리기에 충분한 경험이었다. 예약을 담당하는 내가 확인한 하루에 방문 혹은 예약 환자의 숫자가 정말 많았고, 그런 안정적인 환자 숫자를 바탕으로 한 보험환자와 Cash Discount 환자를 합쳐서 하루에 수익도 꽤 괜찮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즐겁게 자신의 일에 보람을 갖고 일하는 한의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태까지 내가 했던 걱정을 한순간에 날려 버릴 수 있었고, 다시한번 내가 어떻케 준비하고 노력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며, 적어도 한의학이란 업종자체의 전망은 상당히 괜찮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실제로 많은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내 통합의학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그 위상이 앞으로도 더욱더 올라갈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들 이견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4. Finance Plan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 언급을 할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짧게나마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 언급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Loan을 받지 않고 공부를 시작하고 마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필요에 따라서 어느정도 학자금 대출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때 꼭 한가지 고려해야할 사항이, 학교 졸업 이후의 Financial Plan이다. 학교를 마치고 개원 할때까지는 대부분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게 되는데 그 동안은 Pay가 생각보다 그리 높지 않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일하는 시간이 굉장히 제한적인 경우가 많이 있다. 종종 채용 공고를 보면 Pay 가 꽤 높게 책정되서 게시되어 나오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실제로 많은 경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으면 막상 채용이 된다고 해도 공고한 금액이 아닌 여러가지 이유로 가격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들어서, Full time 으로 시간당 금액이 책정되지만, 실제로 환자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아, 환자가 없는 시간 동안은 Clock out을 요구하고, 심지어 어떤 날은 아예 일을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이 생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일한 시간이 줄어들어 예상한 수입이 생기지 않고, 그렇다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는 아주 애매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게 된다. 당연히 이 기간이 짧고 좀더 안정적인 포지션을 일찍 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학교 졸업 후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정도의 Financial Plan을 미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싶다. 그리고 좀더 길게 생각한다면 학교생활 + 파트타임 (경력 쌓는 기간) + 내 클리닉을 오픈해서 안정될때까지의 기간까지 포함한 Financial plan을 짤 수 있다면 더 확실한 계획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 정말 취업이 보장되는가? (과장된 광고를 하는 학교를 멀리하자)종종 미국에 있는 한의대학교의 학생 모집 멘트를 보면 눈살이 찌뿌려 지는 과잉 광고를 보게된다. 예를들어 마치 학교를 졸업하고 보드시험을 패스하고 나면 노후가 보장되는 안정된 직업이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은 광고, 혹은 마치 미국에 있는 큰 병원들에서 많은 한의사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등등의 광고이다. 실제로 점점 더 많은 큰 병원이나 기관에서 한의사를 채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 비율이 그리 많지 않고 경쟁력이 얼마나 높은지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굳이 이 부분을 얘기하고 싶은 이유는, 정확한 상황에 대한 이해없이 막연한 학교 홍보물에 의존해서 공부를 시작한지 불과 몇학기만에 시간과 돈을 다 낭비하고 떠나는 많은 학생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한 여러 비관적인 관점에서의 한의사란 직업을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학교 마케팅을 위한 무한한 긍정적인 면만을 보고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학교를 선택할때는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와 평가를 조사해 보기 권하며, 특별히 보드 시험을 보기위한 기본 요건을 갖추기 위해 학교가 ACAOM에 등록되어 있는지, 또한 보드 시험의 내용에 맞는 교육을 하는지 정도는 꼭 알아보고 결정하길 권장한다. 왜냐하면 미국내 몇몇 한의대는 보드 시험과 상관없는 나름대로의 커리큘럼을 갖추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따로 보드 시험 준비를 처음부터 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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