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이 강한 사람

상처받지 않아요.

by 개세기

나는 멘탈이 강하다.

감정 기복이 크지 않고,

갑작스러운 사건이나 큰 상황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한다.

예를 들어,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할 때 주문이 몰려들어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거나,

화나는 상황에서도 먼저 해결 방법을 떠올린다거나,

누군가 나를 싫어하고 욕해도 개의치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편이다.


상처받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남들의 시선에 개의치 않는

나는 멘탈이 강한사람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냥 남들보다 조금 더 잘 참는 아이였다.

울고 싶을 때 한번 더 울음을 삼킬 줄 아는 아이

화가 날 때도 침을 삼키고 말을 넘기는

불쾌하고 씁쓸한 감정을 말 없이 조용히 견디는

그냥 딱 그정도의 차이


여태껏 '나 생각보다 나 강한데?'

라고 자신하며 치열하게 싸우며 살아왔다.

그리고 투쟁이 끝날 무렵,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은 한번에 무너져 내린다.

전사가 전투 중에는 아드레날린으로 고통을 잊을 수 있지만,

전투가 끝나면 밀려오는 쓰라린 통증처럼 말이다.


나는 멘탈이 강하지 않다.

애써 상처를 외면하고

한바퀴 돌아 상처를 다시 마주쳤을때

'아 내가 정말 아팠구나'

그제서야 깨닫는다.


이제는 인정하기로 했다.

스스로 외로운 세상을 선택했지만

외로움을 속 고통을 외면하는

미성숙하고 위태로운, 감정적인 아이.


그냥, 조금 더 잘 참는 아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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