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울수록 불쾌하다
지하철
처음 보는 사람과 가장 가까이 있지만,
사실은 가장 멀어지고 싶은 공간.
역마다 오르고 내리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이 가져온 공기와 온도,
특히 개개인에게 베어 있는 체취는 정말 너무나도 개성적이다.
생전 처음 보는 타인의 냄새를
이렇게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미묘한 시골 된장 냄새
짜릿한 향수 냄새
나풀대는 강아지풀 냄새
갓 지은 듯한 새 옷과 구두약 냄새..
그들이 가져온 각양각색의 개성은
각자 고유한 삶의 방식과 일상의 조각들을 그대로 담아낸다.
사실은 알고싶지 않았어요.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들의 일부를 냄새로 읽어버리고,
그것은 한동안 코끝에 맴돌며 알 수 없는 불쾌함을 남긴다.
원치않는 타인의 정보가 내 공간을 침해해버리는 찰나의 순간이다.
우리는 지금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앉아 있지만,
슬프게도 세상에서 가장 멀어지고 싶은 사이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