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누구의 것

깨진 조각의 이름

by 개세기

머릿속에서 흘러가는 선율

가슴을 아리게 하는 문장 하나

떠오르는 낯익은 풍경


이 모든것은

어딘가에서 본 잔상인가

아니면 꿈 속의 환상인가

어릴 적 읽은 책 한 구절

길을 지나던 누군가의 흥얼거림

아니면 내 살점 속 무의식의 조각?


기억은 희미하고,

영감은 공기와 같다.

내가 떠올렸는지

누군가 먼저 썼던 것인지

알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글을 쓴다.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가

이건 자신의 것이라 말할지도.


진짜 나의 이야기는

어디에서 끝나고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되는가


내 산산조각난 기억과 감정을

다시 이어 붙인다면

그건 나의 것일까

아니면 전혀 새로운 것이 되는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조각들의

이름을 붙여야만 하는 세상에서

창작이란 결국,

기억과 경험과 환상이 뒤섞인 채

가라앉은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한 가지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나만의 것이 되어주려나.

작가의 이전글삶 사람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