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저울

공평하게 기울어진 삶

by 개세기

함께하기에 채워지는 것들이 있지만,

함께이기 때문에 버려야만 하는 것들도 있다.

채워짐과 버려짐.

우리는 그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하지만,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마저도

완벽하게 공정한 저울을 만들지 못하는데

과연 저울의 수평을 유지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저울은 결국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되고,

그 기울어짐은

결국 한쪽의 결핍으로 다가온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

발 빠르게 반대쪽으로 달려가

저울 사이를 계속 왔다 갔다 하며 살아야 하나.

아니면

그냥 기울어진 채로

내버려두어야 하나.


인간은 끊임없이

저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살아간다.

누가 더 양보하거나

누가 덜 양보하거나.


간신히 중심을 잡아

완전한 균형을 이룬 찰나의 순간

우리는 안심하지만,

그건 결국 끝없는 결핍의 시작을 의미한다.


너와 내 사이가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저울 사이를 끊임없이 뛰어다니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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