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피디아

<그것(It)>: 공포 영화가 아니다, 가장 처절한 성장 영화다

by 린나이


"광대는 핑계일 뿐, 우리가 싸운 건 내 안의 공포였다."




사실 이 영화는 내가 드라마 <나만이 없는 거리>를 집필할 때 레퍼런스로 삼았던 작품이다. 비록 그 드라마는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엎어졌지만, <그것>이 남긴 잔상은 여전히 내 안에 선명하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광대 나오는 무서운 영화'로만 알지만, 작가인 내 눈엔 '매운맛 <스탠 바이 미>'로 보였다. 아이들이 손을 맞잡고 거대한 악(惡)과 싸우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그 처절한 성장통에 대한 기록이다.




1. 페니와이즈: 공포라는 이름의 '맞춤형 서비스'




광대 '페니와이즈'는 단순한 살인마가 아니다. 아이들이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둔 트라우마를 형상화한 존재다. 누군가에게는 죄책감, 누군가에게는 학대하는 아버지, 누군가에게는 병적인 과보호. 광대는 그 약점을 기가 막히게 파고든다. 즉, 아이들이 싸우는 대상은 빨간 코의 광대가 아니라,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현실의 공포다. 그렇기에 이 싸움은 생존 투쟁이자, 자신을 극복하는 성인식이다.




2. 루저 클럽(Losers Club): 혼자면 패배자, 함께면 영웅




주인공들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루저 클럽' 멤버들이다. 혼자 있을 때 그들은 한없이 약하고 겁쟁이다. 하지만 서로의 손을 잡는 순간, 그들은 마을의 어른들도 해결하지 못한 저주에 맞서는 전사가 된다. <나만이 없는 거리>의 사토루가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것처럼, <그것>의 아이들도 서로를 지키기 위해 돌을 던지고 쇠막대를 휘두른다. 그 연대감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공포를 압도한다.




3. 광대 때문에 햄버거를 끊은 너에게




이 글을 빌려, 광대가 무서워 맥도널드 대신 버거킹만 간다는 내 친구에게 전한다. "야, 눈 딱 감고 한 번만 봐봐." 이 영화는 광대에게 쫓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너는 광대보다 강해"라고 말해주는 이야기니까. 빨간 풍선 뒤에 숨은 괴물보다, 그 앞에 덜덜 떨면서도 친구 앞을 막아서는 아이들의 등짝이 훨씬 더 커 보이는 영화니까.





Editor's Note




<나만이 없는 거리>는 멈췄지만, 그 시절 내가 고민했던 주제의식은 <그것>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 그리고 성장은 언제나 고통과 공포를 먹고 자란다는 것. 어른이 된 '루저 클럽'이 다시 모이는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그때까지 버거킹만 먹으며 기다려 주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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