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LO. #2

오슬로. 마지막 이야기

by Hyo




SHE


"그녀는 인생의 깊은 고뇌를 알고 있어.


얼마나 험난할 수 있는지, 때로는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수 없이 몸소 경험했지. 그녀가 사람을 보는 특별한 시각이 있어. 마치 어떤 방법을 터득한 것처럼 보이는데, 다른 이들의 감정과 욕구에 대한 깊은 고찰과 이해심이 아주 커.


그녀는 너무나 똑똑해서 고통 속에서도 행복을 찾는 방법을 알고 있고 늘, 결국엔 행복 을 선택하지. 인생의 헛됨과 의미 없이 되풀이됨에도 그녀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해서 삶을 탐구하고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그녀와 함께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져. 그녀는 삶을 이겨냈고, 이 겨내고있지. 삶의 복잡성을 수긍하고 인생의 깊이를 이해하는 지혜로운 사람이기에 함 께 할때 안심할 수 있고 그 감정이 얼마나 큰 가치인지를 깨닫곤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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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IN


넷의 얼굴이 벌그레해져 양손으로 두 볼을 잡아대며 누구의 얼굴이 더 빨갛은지 놀려댔 다. 장작 불은 너무나 강해서 속눈썹이 타는 듯한 느낌이었다. 캐빈의 안을 냉갈이라 추 워 죽는것보다는 불에 타는게 나을 것이라 생각하며 불 옆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어떤 방해도 없이, 우리에겐 아침이 오기 전까지의 이 짧은 시간과 서로의 눈빛과 소리 들만이 주어졌다. 우리는 마치 몇 년 전에 만났던 것처럼 서로를 바라본다.


아무리 마셔대도 정신은 맑았다. 맥주 캔은 바닥이나 의자 팔걸이, 벽난로 옆에도 늘어 져 있었는데, 나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넘어진 캔들을 주워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정리 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마셨을까?

빈 맥주 캔 들로 긴 기찻길을 두 개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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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IGHT TALK


마티스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도 기억에 남을 만큼 아름다운 얼굴을 갖고 있었다. 그 는 나보다 거의 10살이나 어려 그가 소년처럼 느껴지지만 말이다. 전날 밤 그를 봤지만, 그가 풍부한 에너지를 품고 있는 것은 단지 외모뿐만이 아니라 깊은 내면에서 오는 것 임을 몇 시간을 함께 보내며 깨달았다. 잘생기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봤지 만, 얼굴에서는 숨길 수 없는 마음이 쉽게 드러난다.


나에게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뇌리에 각인되는데, 그에게는 무언가 다른 것이 있었 다. 그는 어린 나이에서 오는 순수함 보다는, 그 자체의 순수함이 묻어있었다.


그의 똘똘한 눈, 크고 농담기 있는 입술, 그리고 부스스한 머리, 마음대로 휘갈겨 넣은 듯한 패턴이 가득한 스카프는 어울리는 듯 보였다. 그는 엽서 속의 완벽한 어린 왕자 같은 외모를 지니고 있었지만, 그의 내면에는 늙은 어른이 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거 의 인생의 허무함까지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이러한 지루한 젊음을 빨리 벗어나고 50대 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주어진 모든것에 항상 질문을 던졌던 그에게서 많은 경험 과 현명함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인생에 대한 허무함과 고집스러움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목수라고 했다. 마치 나의 상상 속의 목수와 같았다. 퍼즐 조각이 맞춰진 듯한 느낌 이 들었다. 그는 내가 상상하는 그대로의 목수다.

내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물었다. 그리고 우린 자연스럽게 사랑과 관계에 대해 대화를 시작했다. 그의 말투에서는 무엇인가 심오한 것이 느껴졌다. "인생은 의미 없이는 의미가 없다"라고 했다. 그는 나에게 의미 있는 삶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인생의 의미는 미래에 낳을 아이였다. 그에게 현재의 모든 활동, 친구들과의 만남은 모두 작고 부족하게 느껴졌다. 삶이 그저 지루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상상하며 그게 그의 마지막 큰 종착지 중 하나였다. 그가 어 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이상 동안 같은 여인을 사랑한다는 사실은 현대 생활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의 헌신을 상상하면서 그 의 고집스러운 사랑에 매료되었다.


그는 조심히 입을 열며 나를 잘 모르지만, 여러나라를 이동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며 자유로운 삶이 의미가 있냐고 물었다. 내 삶의 모든 행동이 대부분 쾌락을 추구하는 삶이고, 마치 having fun 이 나의 모토인것처럼,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지 물었다. 그의 질문은 도발적으로 느껴졌지만, 나는 그의 질문의 이유를 곰곰히 생각 했다. 그 역시도 다른이들처럼 쾌락 중심의 삶을 살지만, 내가 느낀 그의 말에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 상상 속의 삶을 갈망하는 욕구가 녹아 있었다.


에피쿠로스학파가 말했던 쾌락주의. 현대에 와서야 쾌락이라는 용어가 가진 가벼운 의 미 때문에 종종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쾌락을 즐기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가 장 이상적인 행동일 수도 있다.


나는 텅텅 빈 소비주의적인 삶, 나의 주된 생각 없이 감정을 소비하고 물건을 소비하는 삶에 회의를 느낀다. 대신 창조를 갈망하는 것은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쾌락은 사람마다 다른 의미를 갖는다. 나에게 쾌락이란 하루에 시작해서 하루에 끝나는 일이 아니고,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술을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나에게 쾌락 은 절대 공짜로 오지 않는다. 내 눈앞에 있다고 해도,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그때 느낄 수 있는 완전한 쾌락을 가질 수 없다.


불교에서는 '안락'이라고 부르는 영적인 쾌락도 있다. 감각을 넘어서 우리 스스로 창출 하는 쾌락, 명상이나 영적 수행으로 얻는 쾌락이다. 쾌락을 갖기위해 싸워본 사람이 제 대로 만끽한다면 그 어떤 부작용도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단순한 쾌락, 순간적이 고 육체적인 쾌락이 왜 비난받아야 하는것인가?


쾌락은 나에게 큰 영감을 준다. 쾌락은 나에게 창조를 낳는다. 나는 단순히 그 쾌락을 갈 망하기에 나는 인생에 뛰어들고, 삶을 온전히 사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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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Love W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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