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에겐 아직 새해야
매년 12월이면 반갑지도 않은 새해를 벌써부터 맞이하여 준비한다.
예를들면 다이어리를 새로 산다거나, 운동을 시작한다거나 하는
작년도 마찬가지로 12월엔 새로운 다이어리를 구매했고, 그동안 망설이기만 했던
헬스를 한달 결제하기도 했다.
다이어리를 사놓고 새해엔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하다가
숏츠만 보는 내게 문해력을 바라지도 못할정도로 글이 읽히지 않아
하루에 30분이라도 독서를 해보자는 다짐이 생겼다.
(운동은 한달을 간신히 채우고 독감의 핑계로 쉬고있는것이 어언 보름째)
내게 일기란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아야 찾게되는 쓰레기통이었다.
요즘처럼 평온할때면 어디에도 내 감정을 쏟아내지 않고 지내다보니 내 다이어리는 어딘가 깊숙히 박혀 빛도 보지 못한채로 꽂혀있다.
30분 책읽기는 운동과 일기보다 더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데,
처음엔 얇은 소설책을 시작으로 벌써 5권의 책을 읽었다.
올해의 첫 책을 읽으면서 내게 아직 이런 집중력이 있구나 하고 놀랐던것이 잠시
매일 30분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진 않았으나 짧게 느껴지지도 않아 어쩐지 숙제처럼 느껴지는 요즘
오전에 업무는 보지않고 책을 읽고 독서의 재미를 알아가나? 했는데
글을 보다보니 일기를 쓰고싶은 충동에 그쳐 브런치를 오랜만에 열어봤다.
아직도 이렇게 꾸준히를 못하는 내가
나이를 먹으면 꾸준히를 할 줄 아는 어른이 되는 줄 알았는데
뭐라도 되어있을 것 같았던 과거에 비해 너무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은 것 같아 새침해진다.
그래도 새해니까 괜찮아 하고 마음을 다독이지만
언제까지 새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올해의 다짐을 아직도 쌓아가고, 고민하고, 실행하는 요즘.
올해는 정말 뭐라도 되어있고 싶은 나이인데,
뭐라도 되어있다는건 누가 결정해주나..
오전에 읽은 책은 '단 한번의 삶'이었는데,
글쓰기를 하는 학생들이 '선생님께서 가능성이 있다고 하시면 한번 열심히 해보려고요' 하고
'제가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 질문한다고 한다.
그것을 작가가 말하길 '하고싶음'이 아니라 '할 수 있음'에 더 관심이 많다고.
'하면된다'가 아니라 '되면한다'의 마음. 이라 말했다.
이 문장을 보며 과거의 나를 떠올렸다.
학원에 다니던 시절 수업 중 3번의 1:1 면담이 있었는데, 그때의 난 간단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사에게 '제가 디자인을 계속 해도 될까요 ?' 라고 자주 질문하곤했다.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저자와 다르게 강사는 내게 모호하지만 명확한 답변을 해주었는데, 그 답변을 듣고도 아직까지 나만의 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때의 나도 '하면된다'가 아닌 '되면한다'의 마음 그 자체였기 때문.
나이를 먹어서일까? 점점 새로운 일에 대한 겁이 나고, 하면 되는것이 아닌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답이 있으면 하고싶다. 그렇다.
새해를 맞아 가장 많이 고민하고 지냈던 것은
새로운 일을 찾아 떠나갈 것인지, 현재의 직장에 만족하며 지낼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는데
그 고민이 더 좋은 디자이너가 되기위해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배울것인지<
(회사에 들어간다고 더 좋은 디자이너가 된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현재 같이 일하는 상사?선배?직장동료? 그 무엇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사람 옆에서 지내는게 나을지 에 대한 고민이었다. 다들 현재의 나의 직장동료는 꽤 능력이 있고, 배울 수 있는것이 많으니 괜찮을 것이라 말하지만 이번엔 평소와 다르게 왠지 내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배운다면 무엇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좋은 직장동료 옆에서는 내가 무엇인가를 스스로 해내기보다 그 옆에 있음으로서 뭔가 되어갈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고문을 받는 것 같다.
글로 쓰다보면 생각이 정리될 것 같았는데 그건 또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이 많은 나의 새해.
30분 책 읽기는 언제까지 하게되고
운동은 언제 다시 시작하게 될것이며
내 빳빳한 새로운 다이어리는 과연 무슨 내용이 들어가게 될까
연말엔 더 좋은 사람이 되어있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