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Z세대보다 한 발 앞서 살아온 M세대입니다. 요즘 흔히 ‘MZ세대’라고 묶어 부르지만, 사실 두 세대는 같은 이름으로 묶이기에는 다소 다른 결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때만 해도, 교실은 획일성으로 가득했습니다.
그 시절 학생들에게는 특정 브랜드가 곧 신분증이었습니다. 노스페이스 패딩과 캐나다구스 점퍼는 교실의 유니폼처럼 여겨졌습니다. 모두가 같은 가방, 같은 점퍼를 들고 입어야 했습니다. 나만 없으면 집안 형편이 바로 드러나는 듯했고, 친구들 사이에서 은근히 소외당하기도 했습니다. 튀는 것은 곧 무리에서 배척당하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딱 남들과 비슷하게, 너무 튀지 않게 중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개성보다는 ‘무난함’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했고, 그것이 곧 교실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교실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같은 제품을 가지고 있어도 똑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학생들의 가방에는 저마다의 열쇠고리와 장식이 매달려 있습니다. 같은 가방이라도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기종이라도 케이스 색깔, 스티커의 배치, 손잡이용 그립톡 하나로 완전히 다른 ‘나만의 소품’이 됩니다. 어떤 아이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어린 시절 사진을 직접 인쇄해 그립톡을 꾸미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다양한 합격 부적 스티커를 붙입니다.
저는 이런 모습에서 Z세대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별화’를 통해 자기 존재를 드러내려는 태도. 모두가 같은 물건을 가지고 있어도, 그 안에서 나만의 흔적을 남기려는 노력. 그것이 바로 지금 세대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Z세대가 좋아하는 문화 중 하나는 팝업스토어입니다. 한시적으로 열리는 매장 앞에는 언제나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어른의 눈에는 단순한 소비처럼 보이지만, 아이들에게는 ‘한정된 시간과 장소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브랜드 제품은 품질을 보장해주지만, 늘 예측 가능한 경험만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는 다릅니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은 “지금, 이 순간, 나만의 이야기”가 됩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올리면 친구들로부터 더 큰 반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Z세대는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고, 그 경험을 곧 자신을 설명하는 언어로 씁니다.
저는 이 모습을 보며, ‘우리 세대가 안정된 소속감을 중시했다면, 지금 세대는 독창적인 경험을 더 소중히 여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듯 Z세대는 저희 세대보다 확실히 창의적입니다. 똑같이 따라 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않으니, 늘 새로운 방법을 찾아냅니다. 하지만 그 창의성은 때때로 참을성 부족과 맞닿아 있습니다.
규칙과 규율을 지키며 학교 생활을 하는 것에 힘듦을 느껴 자퇴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매년 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버텨보라’는 말이 Z세대에게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불편하면 과감히 벗어나고, 만족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이동하는 쪽을 택합니다. 이 모습은 어른들에게는 걱정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환경을 바꾸는 데 주저하지 않는 용기이기도 합니다.
교실의 작은 풍경에서도 세대의 변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제가 학생일 때는 시험 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감독관에게 답안지를 제출해야 했고, 사실상 시험을 포기해야만 자리를 비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시험 도중에도 화장실에 다녀온 뒤 다시 시험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도 학생들은 손을 들어 “선생님, 화장실 다녀올게요”라고 말하고 나갑니다. 한두 명이 아니라, 거의 매 시간 두세 명은 꼭 다녀옵니다.
예전에는 쉬는 시간에 미리 다녀와야 한다는 게 불문율이었는데, 이제는 개인의 필요가 우선시됩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규칙이 느슨해졌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공동체의 질서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더 존중받는 방향으로 사회가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세대는 ‘같은 것’을 가지며 버티는 힘을 배웠습니다. 반면 Z세대는 ‘다른 것’을 추구하며 창의성과 자유를 익히고 있습니다. 버팀과 동질감, 차별화와 창의성. 어느 한쪽만으로는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가 함께 어우러져야 더 넓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교실에서 학생들을 바라보며 묻습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이들의 자유로움과 창의성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 갈까?’
분명한 것은, 그 변화의 중심에 Z세대가 서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것이, M세대인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질문은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우리는 Z세대를 단순히 ‘요즘 아이들’로 치부하며 거리를 둘 것인가요, 아니면 그들의 창의성과 자유로움 속에서 배우고,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동반자로 바라볼 것인가요?
아마도 답은 이미 각자의 마음속에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