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친구들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by yuri

엄마의 편지, 여섯번 째 장


사랑하는 딸아.


너도 언젠가 엄마에게 "엄마, 우리는 왜 부자가 아니에요?" 하고 묻는 날이 오겠지. 그 질문에 답하기 전에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려 해.


엄마는 학창 시절을 부유한 친구들과 함께 보냈어. 그 아이들은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아낌없이 받으며 자랐지. 지금도 기억나는 그날 아침, 등교하자마자 휴대폰을 제출하는데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어. "야, 너는 왜 맨날 똑같은 휴대폰만 써? 한 달에 한 번씩 바꿔야지. 혹시 너희 집 거지니?" 그 말은 가뜩이나 감수성이 예민하던 엄마에게 비수처럼 꽂혔어. 지금 생각하면 한 달에 한 번씩 휴대폰을 바꾸는 그 친구들이 이상한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때는 다들 값비싼 명품 가방에 신발을 신고 다니니까. 그런 명품이 없는 내가 초라하고 보잘것없게 느껴졌지.


한 번은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아서 반 친구들에게 햄버거와 콜라를 돌린 적이 있었어. 중학교 때는 다들 그 정도 수준으로 간식을 돌렸기에 당연히 좋은 반응을 기대했지. 하지만 한 친구가 "이런 건 줘도 안 먹어"라고 말하더라. 그때의 좌절감은 아직도 생생해.


시간이 흐르고 입시가 다가오면서 레슨비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올랐어. 결국 레슨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지. 그러자 신기하게도 학교 실기 성적이 떨어지더라. 악보를 외우지 못한 친구보다 악보를 완벽히 외운 내 점수가 더 낮게 나왔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어. 친구들이 "열심히 연습하더니 나보다 실기 성적이 안 나오네. 역시 넌 공부만 잘하는구나"라고 놀려도, 대입에는 실기 성적이 반영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단다.


엄마가 이런 옛날이야기를 꺼내는 건, 우리가 흔히 부모의 재산이나 사회적 위치를 '나' 자신과 동일시하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서야. 마치 학원 선생님의 학력을 내세우며 "우리 학원이 더 좋아"라고 자랑하는 것과 같지. 하지만 아무리 학원 선생님이 명문대를 나왔다고 해도 그게 네 성적과 연동되지는 않아. 선생님과 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니까.


돈이 많으면 삶이 편해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야. 하지만 그 편안함에만 기대다 보면 정작 소중한 것을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해. 명품 가방, 신발, 옷을 갖는 것을 꼭 해야겠다면 지속적으로는 힘들지만 한 번은 해줄 수 있어. 하지만 우리 형편을 생각하지 않고 자존심 때문에 남을 따라 무리하게 소비하다 보면, 정작 돈을 써야 할 때 못 쓰게 돼. 돈은 아무리 많아도 늘 부족하게 느껴지거든.


그리고 남을 따라 하는 소비는 만족감이 오래가지 않아. 그때 거지 취급을 받았던 게 한이 되어, 다음 생일에는 친구들처럼 닭강정을 돌리고, 휴대폰도 매년 바꿨어. 졸업 연주회가 끝나고 나서는 후배들을 위해 출장 뷔페도 불렀지. 그런데 그 만족감은 정말 찰나였어. 오히려 허무함이 밀려오더라.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 큰돈을 쓴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지. 남을 따라 소비하는 건 그 순간만 즐거울 뿐, 내가 따라 했던 그 사람들은 또 다른 새로운 소비를 하고 나는 다시 자괴감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야.


그렇게 허무함을 느끼던 어느 날, 우연히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친구를 만났어. 엄마는 나만 주위 친구들의 과소비 때문에 힘들어하는 줄 알았는데, 친구들과 소비 수준을 비슷하게 맞춰가던 친구도 사정이 비슷했나 봐. 그 친구와 긴 이야기를 하면서 알게 된 건 누군가를 따라 하는 소비는 결국 끝없는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거야. '쟤는 저걸 사네? 그럼 나는 더 좋은 걸 사야지.' 하는 마음이 들면서, 서로 소비 수준을 맞추려다 보니 점점 더 비싼 것을 사게 되는 거야. 그 끝없는 경쟁 속에서 진정한 만족을 찾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그래서 엄마는 우리 딸이 남과 비교하는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왜 저렇게 가질 수 없을까'라며 불평하고 불만만 늘어놓으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그럴 때는 쿨하게 "너는 그렇구나. 그래서 뭐. 나는 나의 길을 갈게."라는 태도가 필요해.

불평하고 불만만 말하는 시간에 현재 네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을 하렴. 불평은 또 다른 불평을 낳을 뿐이니까. 비교는 스스로를 갉아먹는 독과 같아. 남의 삶을 동경하기보다 너만의 빛깔을 찾아가는 사람이 되길 바래.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은 너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마.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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