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by y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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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인형 뽑기 기계에서 인형을 뽑을 수 있는 것은 내 앞의 사람들이 숱한 실패를 하면서 인형을 뽑기 좋은 위기에 가져다주었기 때문에 내가 인형을 뽑을 수 있는 것입니다.


모두가 조금만 노력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시험은 스펙으로서 가치가 없습니다.

남들 다 따는 2종 보통면허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가산점을 주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내가 실패를 해줬기 때문에 그 일을 성공한 사람이 대접받을 수 있는 것이고, 나 역시 남들이 실패를 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박수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호랑이는 자식을 키울 때 아이를 낭떠러지로 떨어뜨립니다.

저희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유독 저에게 어려운 미션을 많이 주셨습니다. 중학생 딸한테 중학교 음악 선생님 바이올린 레슨을 시키시거나, 국악 작곡을 전공한 딸에게 서양 오케스트라 타악 파트 강의를 시키시는 식이였습니다. 매번 당혹스럽고 이런 상황을 자꾸 만드는 엄마가 미웠습니다.


저는 아직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잘 보지 못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출연자들의 긴장감이 온몸으로 느껴져 볼 수 없습니다.

남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집중이 잘된다는데 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극도의 불안감과 조바심 때문에 오히려 집중이 더 안됩니다.


엄마가 저에게 주신 미션을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맨땅에 헤딩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도전하는 게 익숙해졌는지 '내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면 도전하는 편입니다.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하고 후회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부모님의 사랑과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본인이 잘하는 것, 본인이 좋아하는 것만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내가 잘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할 수는 없습니다. 때론 성공 확률이 낮아도 도전해야만 하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한때는 저를 자꾸 궁지로 몰아넣는 부모님이 싫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으면 제 성격상 평생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왔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험이 많다 보니 학생들이 하는 고민하는 많은 것들을 이미 겪어봐서 상담할 때 큰 도움이 되기도 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일이 당연하지 않은 아이도 있습니다.

아빠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엄마는 아이를 할머니에게 맡겨둔 채 외국으로 떠나 버렸습니다. 한국 국적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 지원을 받을 수도 없고, 할머니는 폐지를 주워가며 하루하루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돌봐주시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외국으로 강제출국을 당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할머니의 코골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밤이면 조용히 할머니 옆으로 가 할머니 코에 손을 댑니다.


나의 오늘은 누군가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내가 안 아픈 것은 아니나 생각이란 게 참 재미있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그럭저럭 살아갈만합니다.


세상에 완전히 좋기만 한 일도 없고, 완전히 나쁘기만 한 일도 없습니다.

오늘의 힘듦이 내일의 자양분이 되기에 저는 오늘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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