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면 화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by yuri
pexels-olly-3812743.jpg

예고에 입학하고 선배들에게 처음 배운 것이 “표정 관리법”입니다.

후배들 앞에서 선배들은 일부러 웃긴 상황을 연출하지만 그 모습이 재미있다고 웃으면 어김없이 단체 기합을 받았습니다. 웃겨도 웃지 않고, 힘들어도 티내지 않아야 했습니다….


사회 생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회탈을 쓴 것처럼 웃는 얼굴로 살았습니다. 하지만 거짓된 감정은 나를 병들게 하더군요…. 아니 어쩌면 감정이란 통제해야 되는 대상이라고 배웠기 때문에 내가 지금 화가 났는지, 억울한지, 슬픈지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넌 지금 어떤 기분이 드니?”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잘하지 못합니다.

지금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해결책도 찾을 수 없습니다.


감정을 숨기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어떤 기분인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등을 알지 못합니다. 모두가 관심법을 쓸 수 있으면 유명한 CM송 가사처럼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 빛만 보아도 알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사회에 부정적인 감정이 넘쳐나는 이유는 제대로 된 감정 표현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르고 누른 감정이 어느순간 폭발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런말이 있잖아요… "조용한 사람이 화를 내면 더 무섭다" 참을 인(忍)을 그리며 꾹 참아왔다가 한번에 폭발했기 때문에 파급력이 큽니다. 조용한 사람이 화를 낼때는 다시는 그 사람을 안볼 각오를 하고 화를 내는 것입니다.

그때 그때 조금씩 부정적인 감정을 터트려줘야 큰 사고가 안납니다. 저 사람이 꼴보기 싫다고 인간 관계를 단절하면 나만 손해입니다.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잘 모르겠을 때는 “감정카드”를 활용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추의 <꽃>에 나오는 말처럼 때론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답답함이 조금 해소가 됩니다.

저는 상담할 때 아무말도 안하고 있는 아이에게 "지금 어떤 기분이야?"라고 묻고 아무말을 안하면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르겠으면 감정카드에서 골라볼래?"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야 해결책도 찾을 수 있습니다. 화병과 우울증은 해결 방법이 다릅니다.


사람은 선한 것 같으면서도 악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호구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이 선을 넘은 말이면 기분 나쁘다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 혼자 서운하고 나 혼자 토라지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됩니다.


철이 일찍 드는건 좋은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합니다. 철이 일찍 든 사람일수록 제대로 된 사춘기를 보내지 못했기 때문에 뒤늦은 사춘기를 경험하곤 합니다. 어릴 때야 ‘어리니까’하고 주위 사람들이 이해해 주지만 다 커서 맞이하는 사춘기는 강도도 강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곤 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감정을 숨길 때는 숨길 줄 알고, 표현할 때는 표현할 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값 못하는 어른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감정을 숨겨야 할 때 표현하고, 표현해야 할 때 숨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참는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표현한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닙니다. 이 둘이 적당히 조화를 이뤄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화나면 시원하게 욕하는게 도움이 됩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인정하지 않고 숨기려고만 하면 병납니다. 저는 직장 상사가 저를 힘들게 하면 “아 누구누구 또 저러네… 도대체 나를 얼마나 높은 위치까지 올리려고 이러는 거야. 이러다가 교장되겠어”라고 말합니다.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상대에 대한 불만을 나 혼자서만 꽁하고 간직하고 있으면 나만 아픕니다. 아프려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같이 아파야죠. 대신 내가 더 아프면 안되기에 최대한 이 상황도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꽁하지 마시고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화를 내고 내 감정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면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아무일도 안일어나더라구요. 처음 몇번이 주는 어색함만 잘 참으면 됩니다. :)

keyword
이전 28화그까짓 거! 다시 하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