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배우자가 빚만 남기고 사망했다면?
상속포기 / 한정승인 / 상속재산파산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빚만 남기고 돌아가셨을 때 남은 가족들이 혹시 그 빚을 떠안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되지 않으신가요.
특히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시거나 하는 경우에는 미처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시기를 놓쳐서 빚도 상속받는 건 아닌지 염려가 될 수 있는데요.
만약에 돌아가신 분 재산이나 빚이 얼만지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라면 더더군다나 이걸 상속받아야 되는 건지 아닌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돌아가셨을 때 남은 가족들이 어떻게 해야 빚을 떠안지 않고 정리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법정 상속순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법정 상속순위가 어떻게 되는지부터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민법에 보면 상속순위가 나와 있는데요(민법 제1000조, 제1003조 참조).
어떻게 되냐면 1순위가 직계비속, 2순위가 직계존속, 3순위가 형제자매, 마지막으로 4순위가 4촌 이내 방계혈족으로 되어 있어요.
그리고 배우자는 1, 2순위랑 같이 상속받는 걸로 되어 있는데요. 여기서 직계비속이라고 하는 거는 자식들을 말하는 거고, 직계존속은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를 말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의 직계존속인 할머니랑 배우자인 어머니가 살아계시고 자녀들이 둘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럼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상속이 어떻게 되냐면 직계존속인 자녀 둘이랑 배우자인 어머니가 상속인이 되는 겁니다.
만약에 자녀들이 없었다면 직계존속인 할머니랑 배우자인 어머니가 2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는 거고요. 만약에 할머니까지 안 계신다면 배우자인 어머니가 단독 상속을 하게 됩니다.
상속이라는 거는 돌아가신 분의 재산뿐만 아니라 빚도 다 물려받는 거거든요.
상속포기
예상치 못한 빚까지 물려받을 수 있는 상속,
상속포기로 현명하게 대비하세요.
그러니까 상속인 입장에서는 여차하면 상속으로 예상치 못한 빚을 떠안게 될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법에서는 상속포기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상속을 포기해 버리면 재산도 빚도 다 안 받게 됩니다.
이 상속포기는 구청 같은 데서 신고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법원에 상속포기신청을 해서 상속포기심판결정문을 받아야 됩니다. 보통 다른 문제가 없으면 한 달 정도면 결정문이 나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상속포기를 한 사람 본인만 상속을 안 받는 거지 다른 상속인들의 상속에는 영향을 안 미쳐요.
그러니까 돌아가신 분이 빚이 많아서 상속포기를 하고 싶으면 상속인들 전부 다 상속포기를 해야 그 누구도 빚을 안 지게 되는 겁니다.
만약에 아까 케이스에서 1순위 상속인이었던 자녀 두 명이랑 어머니가 상속 포기를 하게 되면 그다음 순위인 할머니한테로 상속이 넘어가거든요. 그러니까 할머니도 상속포기신청을 해야 할머니가 빚을 안 지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만약에 돌아가신 아버지 형제들이 있다면 형제들도 상속포기를 해야 되구요. 그다음으로는 아버지 사촌들까지도 다 포기를 해야 아버지로 인한 상속이 완전히 마무리되는 겁니다.
상속포기를 4순위 상속인들까지 다 법원에서 상속포기심판결정을 받아야 되니까 많이 번거롭죠.
한정승인
상속은 지키고, 빚은 끊고 –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로 현명하게 상속을 마무리하세요.
그래서 이럴 땐 어떻게 하냐면 보통은 1순위 상속인들 중에서 1명이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 공동상속인들은 상속포기를 해서 상속단계를 끊어내는 방식을 취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상속에는 상속포기도 있지만 한정승인이라는 게 있어요. 이 한정승인이 뭐냐면 돌아가신 분의 재산범위 내에서만 상속 빚을 갚겠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버지 재산이 천만 원인데 빚이 일억이다 그러면 천만 원 내에서만 상속 빚을 갚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상속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앞에서 든 예에서 보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자녀 둘이랑 배우자가 1순위 상속인인데, 그 3명 중에서 한 명은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는 상속포기를 하면 더 이상 다른 친척들한테는 상속이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런 상속포기랑 한정승인은 원칙적으로 돌아가신 걸 안 날로부터 석 달 내에 하면 됩니다. 그러고 한정승인한 그 상속인만 한정승인 절차를 밟으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거구요.
상속재산파산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한정승인을 하면 한정승인한 상속인이 청산절차라는 걸 밟아야 된다는 겁니다.
청산절차가 뭐냐면 돌아가신 분 재산을 파악하고 그걸 다 돈으로 환가해서 채권자들한테 나눠주는 건데요.
그래야 한정승인 절차가 완전히 끝나는 거예요. 한정승인심판결정을 받더라도 청산절차는 법원에서 해 주는 게 아니라서 개인이 직접 해야 하는 데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개인이 직접 채권신고를 받아서 그 채권이 진짜인지 확인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어요.
그래서 이럴 때는 어떻게 하냐면 돌아가신 분 재산에 대한 상속재산파산이라는 거를 같이 진행합니다.
이 상속재산파산이 뭐냐면 돌아가신 분의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절차를 밟는 건데요. 이 파산절차가 사실상 청산절차인 겁니다.
그러니까 한정승인을 통해 상속인이 해야 될 일을 법원에 상속재산파산신청을 하면 법원에서 이걸 대신해 준다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아주 완벽하게 상속재산과 빚이 정리되는 겁니다.
오늘은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빚만 남기고 돌아가셨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 대처법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상속인들이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그리고 상속재산파산 이 3가지 제도를 활용하면 상속 빚에서 깔끔하게 벗어날 수 있다는 점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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