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실패, 개인회생으로 해결할 수 있나요?
주식∙가상화폐 투자 실패와 개인회생
핵심내용
- 주식∙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에 대해서는 변제금의 총액을 정할 때 손실금의 액수나 규모가 고려되지 않습니다.
- 주식 및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 관련 실무 준칙은 서울회생법원에서 만든 것으로, 지방회생법원에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 간 주식이나 비트코인 투자로 크게 손해를 본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잘 살고 싶어서 투자를 했는데, 투자에 실패하거나 투자사기에 휘말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분들의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오늘 글 준비했습니다.
작년부터 주식 및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 있는 분들도 개인회생을 신청하실 수 있게 됐는데요. 관련 서울회생법원의 실무준칙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주식∙가상화폐 투자 실패한 분들도 개인회생이 가능합니다
2022년 7월 1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주식이나 가상화폐로 투자 실패를 겪은 분들을 위해 새로운 실무준칙을 만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잃은 손실금을 청산가치에 반영하던 기존 실무를 없애고, 투자 실패한 금액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기로 한 거예요.
이전까지는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분들의 경우, 손실금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돈인데도 법원에서는 그 돈 이상을 갚아야 개인회생 통과가 가능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내가 주식 투자로 1억을 날렸다면, 1억 이상을 갚아야 회생이 가능했다는 말입니다. 물론 법원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어서 손실금의 50% 정도만 추가로 갚으라고 하는 곳도 있긴 했지만요.
하지만 50%든 100%든 일정 금액을 갚아야 개인회생 신청이 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이미 투자로 돈을 날리고 매달 겨우 먹고 살 수 있는 돈만 버는 분들은 개인회생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한 돈이 내 돈일 수도 있고 빌려서 투자한 돈일 수도 있는데, 어찌 됐든 무조건 손실금의 액수만큼 갚아야 하니 투자로 손실을 본 분들은 회생을 진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주식∙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은 청산가치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회생법원에서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에 대해서는 변제금의 총액을 정할 때 손실금의 액수나 규모를 원칙적으로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예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어떤 사람이 가상화폐에 투자하기 위해 1억 원이라는 돈을 대출했다고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투자 실패로 손실을 보고 남은 금액이 3천만 원이라면, 변제금을 정할 때 채무자의 현재 재산을 1억 원이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청산가치에서 투자손실금 7천만 원은 제외하고 남은 3천만 원으로 보겠다는 겁니다. 지금까지의 법원 실무에 비춰 볼 때는 아주 파격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도 예외는 있습니다.
투자 실패를 가장해서 재산을 숨긴 걸로 인정될 때는 기존대로 변제금에 반영합니다. 쉽게 말해서 투자 실패라면서 개인회생을 신청했는데, 투자금을 다른 곳으로 은닉한 사실이 드러나면 다시 청산가치에 반영하겠다는 것이죠.
투자 실패로 빚에 쫓기게 된 2030 청년들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가상화폐 투자로 큰 빚을 지고 파산 직전에 이른 2030 청년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새로운 실무준칙을 만들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제가 실제로 상담을 해 보면 2030세대만 가상화폐 투자를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4050세대, 심지어는 6070세대까지도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손실을 본 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지 생각해 보면, 요 몇 년 사이 가상화폐 투자로 몇 십 배, 몇 백 배 수익이 났다는 뉴스들이 꾸준히 보도된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어요.
투자를 해서 하루아침에 꿈도 꾸지 못하던 액수의 수익이 났다는 얘기를 들으면 성실하게 월급받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나도 한 번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주식 리딩방이니, 가상화폐 리딩방이니, 하루에도 몇 번씩 문자나 카톡이 날아옵니다. 한 번 얘기나 들어볼까 싶어 상담해 보는데 들어보면 혹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런 리딩방에서 추천해 주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때문에 정말 많은 분들이 큰 손실을 보고 좌절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리딩방에서 추천하는 건 대부분 선물 옵션이라고 해서 모 아니면 도가 나오는 투자를 레버리지 최대한 땡겨서 하는 거라 한방에 전재산이 날아갑니다. 거의 도박에 가깝죠.
그런데 이런 사실을 모르고 리딩방에 속아서 수중의 돈을 전부 날리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는 겁니다.
서울회생법원도 이런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고 느끼고, 이런 분들을 구제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거겠죠.
이번 준칙으로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을 구제함으로써 성실히 일한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 주는 거 아니냐고 비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상담을 해 보면 법원에서 오죽하면 이런 준칙까지 만들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조금 더 잘 살아보려고 시작했다가 한순간에 나락에 떨어진 분들을 구제하는 게 국가의 의무니까요.
이 준칙은 2022. 7. 1.부터 시행 중입니다. 다만 다른 영상에서도 몇 번 말씀드렸는데 각 회생법원마다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들이 다 다릅니다.
해당 준칙은 서울회생법원에서 만든 거라 이런 내용은 일단 서울에서 개인회생을 신청할 때 적용된다고 보면 됩니다.
다른 지방법원에서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실패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서울회생법원에서 만든 주식 및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 관련 실무 준칙에 대해서 정리해 드렸는데요. 주식이나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분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개인회생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또 좋은 정보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