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공무원 벌금 50만원 그날의 기록

서울 음주운전전문변호사의 사건기록

by 김민수 변호사
브런치 썸네일.png 공무원 벌금 50만원 그날의 기록 - 서울 음주운전전문변호사


그날 나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조심스러운 목소리였다. “변호사님, 저… 공무원인데요.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습니다.”


그는 그 한마디를 하는 데도 한참을 망설였다. 이미 자신이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벌금형만 받을 수 있을까요?” — 절박한 한마디

공무원 벌금 50만원 (1).png 공무원 벌금 50만원 그날의 기록 - 서울 음주운전전문변호사


그는 시청에서 근무하는 5년 차 공무원이었다. 평소에도 성실하고 꼼꼼하다는 평가를 받던 사람이었다.


그날은 주말까지 이어진 업무를 마치고 여자친구를 만났다고 했다. 오랜만에 마음이 풀려서 식사 자리에서 소주 두 잔을 마셨다고 했다.


대리기사를 불렀지만 한참이 지나도 배정되지 않았고, 불과 500m 거리 숙소 주차장까지 차를 옮기려다 단속에 걸렸다. 운전 시간은 1분, 거리로 치면 몇 백 미터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무원에게 그 1분은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공무원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바로 당연퇴직이 된다. 실형이나 집행유예가 나오면, 형이 끝나기도 전에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 앞에서 계속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저, 벌금형만 받을 수 있을까요?”


공무원 벌금 50만원 (2).png 공무원 벌금 50만원 그날의 기록 - 서울 음주운전전문변호사


그는 오랫동안 교제해 온 여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한 상태였다. 내년에 식장을 예약해 두었고, 양가 부모님께 인사도 마친 상황이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징계나 직장 문제를 넘어, 인생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눈빛에는 두려움보다 절박함이 더 크게 서려 있었다.


나는 사건 기록을 꼼꼼히 살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기준을 조금 넘었지만, 사고나 피해는 없었다. 또한 초범이었다.


사건 이후 나는 그가 재판에서 최대한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대응 방향을 함께 세웠다.


정신건강의학과에 연계해 알코올 치료를 받게 했고,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안전교육 수강도 직접 안내했다.




공무원 벌금 50만원 (3).png 공무원 벌금 50만원 그날의 기록 - 서울 음주운전전문변호사


단순히 ‘벌을 받는’ 수준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게 중요했다.


나는 그가 진심으로 반성할 수 있도록 반성문의 방향과 표현 하나하나를 함께 검토했다.


그렇게 완성된 반성문에는 “한순간의 방심이 제 인생을 이렇게 흔들 줄 몰랐다”는 문장이 반복되어 있었다.


그 문장을 읽으며 나 역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는 그가 이미 스스로를 충분히 벌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검찰에 의견서를 제출할 때 이렇게 썼다.


공무원 벌금 50만원 (4).png 공무원 벌금 50만원 그날의 기록 - 서울 음주운전전문변호사


“의뢰인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운전한 거리는 짧았고, 피해도 없었습니다. 이미 공무원으로서 내부 징계를 받을 예정이며, 이 사건으로 생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재범의 위험성은 전혀 없습니다.”


며칠 뒤 검찰에서 연락이 왔다. 약식기소였다.


그리고 법원은 ‘벌금 50만원’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날 그는 다시 내 사무실을 찾았다. 잠깐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다시 출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가 얼마나 불안한 나날을 보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무원 음주운전 그 이후, 벌금형으로 사회에 돌아가다

공무원 벌금 50만원 (5).png 공무원 벌금 50만원 그날의 기록 - 서울 음주운전전문변호사


음주운전은 누구에게나 변명이 통하지 않는 범죄다.


하지만 그 뒤에는,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뻔한 사람들이 있다.


그날의 의뢰인처럼, 그들은 대부분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들이다.


사건을 마무리하고 나면 종종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법은 때로 냉정하지만, 그 안에서 인간적인 온도를 잃지 않는 것이 제 일의 핵심이라고 믿는다.


저는 처벌을 피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사회로 돌아가게 돕는 사람이고 싶다.


이번 사건은 그 다짐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벌금 50만원. 숫자로는 작지만, 그에게는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한 금액이었다.


그 결정을 손에 쥔 그는 다시 사회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그가 두 번 다시 같은 이유로 나를 찾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형사 상담 배너.png


공무원 음주운전 사건, 벌금형 방어와 내부 징계 대응까지.


그 한순간을 지켜내는 일, 제가 함께하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혈중알코올농도 0.033%, 무죄 가능성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