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접수하고 근 4년만에 나온 영주권이다.
내 손에 들려있는 단 한 장의 영주권 증서를 쥐고 제일 처음 느낀 감정은 허무였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영주권이였기에 감격스러울 줄 알았다. 비자로만 이민 생활을 연맹한지 9년째다. 그 기간 동안 누구는 영주권을 받지 못해서 한국으로 쫓겨나기도 했고, 이민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지금까지도 불법체류자 신세인 사람도 여럿 봤다. (심지어는 10년 전에 시민권자와 결혼한 사람도 있는데 아직까지 영주권을 받지 못했다. 무려 시민권자인데! 아직까지도 비자로 연맹하고 있다. 이유는 이민국이 비자를 늦게 발급해서!) 이런 불안한 상황들을 눈 앞에서 목도했기에, 간절히 영주권을 원했다. 그러나 막상 받으니 내가 이 서류쪼가리 하나 받으려고 그렇게 노심초사하고 돈을 쏟아 부었나 싶다. 물론, 이 소리가 배부른 소리라는 건 안다. 하지만 선진국도 아닌, 개발도상국에서 영주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내 모습을 되돌아보니 허탈하기만 하다. 영주권을 받는다고 선진국처럼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찾아봐도 내가 누릴 수 있는 특혜는 없다(이제 정규 취업은 가능하지만 내가 이 나라에서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혜택도 혜택으로 느껴지지 않으며, 내 상황이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다만 2년마다 한번 갱신해야하는 비자 비용과 비자가 언제 나올까 노심초사하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 뿐. 9년을 살았어도 나는 철저히 이방인이며 이 나라는 제 2의 고향도 아닌 곳이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이런 허무를 느끼는 것이.. 이 영주권을 받지 못해서 그 많은 사람들이 이 땅을 떠났다는 사실이 무척 서글프다. 그리고 내 아이도 영주권을 받아야하는 상황에서 기쁨보다 걱정이 앞선다. 참 이상하다. 남들은 영주권 받고 좋아하고 기뻐하는데 나는 왜이렇게 마음이 착잡한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