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인 시선이라는 건 마치 투명한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일과도 같다 다른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것들이 그 안경을 낀 사람에게는 유난히 또렷하게 보인다 조금만 어긋난 말투 허공에 흘리는 듯한 표정 무심히 내뱉은 말 하나에도 마음이 걸린다 누군가는 예민하다고 말하겠지만 사실은 그저 질문하는 눈을 가진 것뿐이다 정말 저 말이 맞는가 저 행동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가 나도 모르게 세상을 향해 작은 물음표를 던진다
때때로 나를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세상은 그저 흐르고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로 사는데 나는 늘 그 흐름을 붙잡아 뜯어보려 한다 저 뉴스는 왜 저렇게만 보도됐을까 저 광고는 무엇을 감추고 있을까 저 문장은 누구를 배제하고 있는가 남들은 그냥 웃고 지나가도 나는 그 웃음 속에 어떤 힘의 구조가 숨어 있는지 먼저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모두가 즐기는 풍경 속에서 혼자만 멈춰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마치 시끄러운 음악이 울리는 파티장에서 이어폰으로 아주 작은 잡음을 듣고 있는 것처럼
그렇다고 해서 이 시선을 쉽게 벗어던질 수는 없다 비판한다는 것은 단순히 흠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것을 문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냥 그렇게 살아도 되는 세상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묻고 싶어진다 정말 그래도 되는 걸까 모두가 익숙하다고 해서 모두가 편하다고 해서 그것이 옳은 걸까 비판적이라는 건 세상이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틈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태도다 그것이 가끔은 외롭고 피곤해도 말이다
비판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보면 불편함 속에서도 희망의 실루엣이 보인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모두가 놓친 것을 발견하는 감각 표면 아래를 들여다보는 사유 그건 결국 세상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다 나는 오늘도 주변의 작은 균열들을 눈에 담는다 비판은 부정이 아니라 더 선명한 긍정을 향한 질문이라고 믿으면서
그래서 나는 이 시선을 계속 유지하기로 한다
때로는 불편하더라도 때로는 조용한 저항처럼 느껴지더라도
그냥 주어진 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 한 겹 더 깊이 바라보는 힘 그건 어쩌면 세상과 나 자신을 계속해서 새로이 만들어가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비판적인 시선은 나를 멀어지게도 하지만 동시에 내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작은 나침반이 되어준다 나는 그 나침반을 따라 오늘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