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by sepr

어쩌다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얼굴 중 하나였고

별다른 감정 없이 웃어넘겼던 사람인데

어느새 그 사람의 말투 눈빛 사소한 버릇 하나까지

마음에 남아버렸다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싶다

괜히 마음을 들킨 것처럼 조심스럽고

나 혼자 너무 앞서가고 있는 건 아닐까 겁도 났다

그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순간들을

나는 온종일 되새기고 밤마다 다시 꺼내본다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점점 더 조심스러워진다

좋아하는 감정이 예쁘기만 하면 좋겠는데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벅차게 다가와서

차라리 이 마음을 몰랐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그 사람 앞에서는 괜히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게 되고

무심한 척하려다가도 결국 눈길을 주게 된다

작은 친절 하나에도 하루 종일 설레고

어쩌다 마주친 웃음에 밤이 길어진다


이 마음이 진심이라는 건 분명한데

그래서인지 더 혼란스럽다

나는 과연 이런 감정을 가져도 되는 사람일까

그 사람에게 다가가도 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이렇게 바라만 보는 게 맞는 걸까


좋아하는 마음은 숨길 수 없을 만큼 선명한데

그 마음을 내보이기엔 너무 조심스럽다

그래서 오늘도 아무 일 없는 척

그저 그 사람을 몰래 한 번 더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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