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얼굴 중 하나였고
별다른 감정 없이 웃어넘겼던 사람인데
어느새 그 사람의 말투 눈빛 사소한 버릇 하나까지
마음에 남아버렸다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싶다
괜히 마음을 들킨 것처럼 조심스럽고
나 혼자 너무 앞서가고 있는 건 아닐까 겁도 났다
그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순간들을
나는 온종일 되새기고 밤마다 다시 꺼내본다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점점 더 조심스러워진다
좋아하는 감정이 예쁘기만 하면 좋겠는데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벅차게 다가와서
차라리 이 마음을 몰랐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그 사람 앞에서는 괜히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게 되고
무심한 척하려다가도 결국 눈길을 주게 된다
작은 친절 하나에도 하루 종일 설레고
어쩌다 마주친 웃음에 밤이 길어진다
이 마음이 진심이라는 건 분명한데
그래서인지 더 혼란스럽다
나는 과연 이런 감정을 가져도 되는 사람일까
그 사람에게 다가가도 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이렇게 바라만 보는 게 맞는 걸까
좋아하는 마음은 숨길 수 없을 만큼 선명한데
그 마음을 내보이기엔 너무 조심스럽다
그래서 오늘도 아무 일 없는 척
그저 그 사람을 몰래 한 번 더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