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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주민 Dec 04. 2022

시장과 고객의 인식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

B2B 영업/세일즈 컬럼 기업영업교육전문가 박주민 대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란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 제품 등을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의 결과는 영업에서 종종 시장과 고객의 인식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난다. 관련해 먼저 전쟁 이야기를 잠깐 하고자 한다. 전쟁에서 승리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승리할 가능성이 없는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자신의 방식으로 상대를 끌어들여 승리를 취하는 것이다. 이른바 싸움의 판과 룰을 바꾸어 이기는 것을 말한다. 이에 관한 이야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위대한 분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이순신 장군이다. 이순신 장군은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완패한 후 남은 전선 13척을 이끌고 일본 수군 133척을 물리쳐 명량 해전을 승리로 이끈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원래 일본군이 이끌고 온 함선의 총수는 300척이었으며 전투 배치를 한 함선이 133척이었고 이중 실제로 치열한 해전을 벌인 전함은 31척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순신 함대는 유리한 지형조건을 이용하여 13:31로 싸워 승리를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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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명량대첩의 임팩트가 너무나 큰 나머지 이순신 장군은 늘 병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23전 전승을 한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 실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명량대첩을 제외한 나머지 해전에서의 실제 전투는 언제나 우리측 전함의 수가 일본 수군을 압도하였다고 한다. 다만, 전체 함대 숫자에서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보다 늘 적었다고 하니 새삼 놀라울 뿐이다. 한마디로 싸움의 판과 룰을 바꾸어 승리를 얻어 냈고 병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전쟁에 임할 수 있도록 군사들의 인식을 바꾸어버린 역사적인 사건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강의 현장에서 영업대표들을 만날 때마다 늘 강조하는 것이 있다. 설사 우리가 취급하는 자사의 제품과 솔루션이 경쟁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할지라도 고객의 인식만큼은 반드시 내편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제품은 져도 영업은 이겨야 한다는 것인데 바로 이 지점에서 전문가 영업과 비전문가 영업이 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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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가격과 홍보, 정책이라는 눈에 보이는 대칭형 전투를 하지만 영업은 영업대표 자체가 전략과 무기가 되어 비대칭형 전투를 할 때도 많다. 이는 객관적 지표 그 이상의 힘을 의미하는데 결코 마케팅이 해낼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다음은 제품력의 열세를 오로지 영업력으로 극복해 시장과 고객의 인식을 바꾼 필자의 신규시장 개척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삼성이 유독 약한 영역이 있었는데 광학기기 등의 렌즈를 만들어 내는 기술 분야였다. 대표적으로 카메라 사업을 들 수가 있는데 기억도 안날만큼 철수한지가 오래되었다. 렌즈가 들어가는 기술 영역 중에 우리가 사무실 천정에서 흔히 보는 프로젝터가 있다. 필자가 이 시장을 거의 홀로 개척해야만 했던 2천년대 초반에는 삼성전자내에 자체 기술이 없어 일본 기업으로부터 OD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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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PDP 등의 생산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실적을 내고 있던 당시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자체 기술로 만들지 않은 프로젝터를 굳이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자 했던 이유는 사업부장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었다. 그래서 우선은 삼성의 브랜드로 판매하여 시장의 M/S를 확보한후 훗날 자체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이 나왔을 때 스위칭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참고로 이 시장은 일본산 제품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었고 필자가 자원해서 이 제품의 국내 시장 개척 업무를 맡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시장내에 부정적인 소문이 쫙 나버린 것이었다. 자체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다 보니 A/S문제는 기본이고 유통망만 믿고 시장을 확대하려는 삼성의 영업전략은 실패할 것이라는 조롱 섞인 비판들이 던져졌던 것이다. 실제로 프로젝터는 유통망에 많이 깔기만 한다고 저절로 판매가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설치를 포함한 기술 지원은 물론 시장내에서 좋은 인식이 뒷받침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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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필자의 첫번째 영업전략은 프로젝터에 대한 기술과 A/S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를 가진 일본 제품을 취급하는 국내 총판사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열심히 찾고 두드리고 찾아가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측과 계약을 하고 싶어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몇 달이 지났을까 마침내 일본 제품을 취급하는 총판 한곳과 어렵게 계약을 하기로 합의가 되었다. 일사천리로 가격 및 유통, A/S까지 모든 정책적 내부 품의도 마쳤다. 남은 건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돌연 계약을 할 수가 없다고 담당 부장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이유는 황당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법. 필자는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전통적으로 삼성이 추구하던 Top-down 방식의 대규모 총판 선정이 아닌 Bottom-up 방식의 소규모 딜러 육성방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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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국 돌파구를 마련했다. 당시 한창 유행하던 온라인 커뮤니티내에 영화 매니아들로 구성된 프로젝터 동호회를 찾은 것이다. 주로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는데 이곳에선 정기적으로 각 국가별ᆞ브랜드별 프로젝터 비교 평가 전시회도 개최하고 있었다. 바로 이거였다. 이곳에 있는 매니아들이 시장내 입소문을 퍼뜨리는 일종의 빅마우스였는데 이들을 내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해 보였다. 저항이 없진 않았지만 마침내 우리의 제품도 그 틈에 겨우 끼워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을 통해 작은 규모지만 기술 영업이 가능한 역량 있는 딜러들을 찾아 계약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1년여가 지날 무렵 계약한 딜러만 5개 업체 이상이었고 시장 MS를 10% 선까지 끌어 올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삼성이 정식으로 프로젝터를 취급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시장내에 자리잡은 것이었다.  

시장과 고객의 인식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

과거 LG전자 인도네시아 법인에 근무하며 영업활동을 하던 한 영업대표가 뎅기열 바이러스로 많은 아이들이 죽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다가 뎅기열 모기 퇴치용 에어컨을 만들어 출시하자고 본사에 건의를 했다. 본사에서는 말하길 우리는 에어컨 전문가만 있지 현지 사정에 밝은 모기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개발하기가 곤란하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수소문 끝에 인도네시아 보고르 대학에 모기 전문가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LG전자 보고르 대학간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핵심 기술은 모기가 싫어하는 주파수 대역을 찾아 파동 센서를 제품에 장착하는 것이었다. 파동 센서가 작동되면 모기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리다. 수개월이 흘러 실제 뎅기열 모기 퇴치용 에어컨은 출시되었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공 사례는 인근 주변 나라 법인들에게까지 전파되어 동남아시아 전체 에어컨 매출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었다. 영업대표 한 사람의 집념과 열정으로 시작되어 시장의 판도와 고객의 인식을 바꾸어 버린 성공적인 영업 마케팅 사례다.    

시장과 고객의 인식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

당연한 이야기지만 영업에서 제품은 너무나 중요하다. 1차적으로 제품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차별화된 솔루션(혜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영업대표가 제품 중심적인 카테고리에만 갇혀 지낸다면 위와 같은 사례들을 결코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다. 모든 무기를 갖추고 전쟁에 나갈 수 있다면야 정말 좋겠지만 우리의 영업현실은 항상 그 이상으로 부족하기만한 법이다. 이때 영업대표는 시장과 고객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돌파구를 늘 고민해야 한다. 그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게임체인저의 동력을 아래의 그림으로 정리해 보았다. 먼저 영업대표는 각각 시장을 예의주시하는 관찰의 힘, 원활한 소통이 되도록 하는 기획의 힘, 일이 되도록 만드는 실행의 힘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도 부족하다. 어떠한 난관이 오더라도 반드시 결과물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강한 집념과 열정의 연료를 늘 스스로 채울 수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고객이의존하게만드는슈퍼을의영업

I pray for peace in Ukraine!!!

#기업영업교육전문가

#국내1호콜드콜링전문가

#대한민국명강사제229호선정

#삼성전자100인의영업인상수상

#26년차전문가영업전략적판매의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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