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필요로 하는 글쓰기

나와 글이 하나 되기!

by 바다나무

내게 있어 글을 쓴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오랜 세월 공직에 있다 보니 그저 남의 글을 먼발치에서 읽을 뿐 댓글 하나조차도 선뜻 달 수가 없었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성격 탓인지? 오랜 직업 탓인지?

아무튼 많은 게 조심스러웠고 남의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내 글을 쓸 때도 그랬다.

발가벗겨지는 듯한 창피함이 있었다.

굳이 뭘 그런 걸 쓸까?


남이 나에게 부탁해서 글을 써 줄 때도 그랬다.

내 수준의 바닥을 보이는 것 같아 두려웠다.

그 정도뿐이 못써?


다른 사람이 쓴 글의 교정을 보거나 퇴고를 부탁받을 때도 그랬다.

내가 알지 못하는 상대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임의 해석해서 의미 전달이 잘못될까 봐 조심스러웠다.

그런 뜻이 아니었데?


정식으로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어서 늘 조심스러웠다.

퇴직을 하고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교실에 등록을 하였다.

봄학기! 가을학기! 시간상으로는 1년을 보내고 종강을 했다.

이제 자유인이니 남의 눈치 볼 것도 없고 내 붓 가는 대로 쓸 수 있어서 좋았다.

어설프게 용기 내어 배운 글이 문예지에서 등단이라는 영광을 얻었다.

비록 신춘문예는 아니지만 내 인생의 또 다른 출발선에서 새로운 의미가 되었다.


그리고,

그리고,

기웃거리다 여기까지 서 브런치 작가도 되었다.

이곳에 와보니 휘황찬란한 불빛에 눈이 부시다.

수많은 글 금고!

보석 같은 글들이 너무 많아 마음이 풍요롭다.


아날로그 세대가 디지털에 합류하려니 다소 긴장은 된다.

하지만 살금살금, 한 발 한 발 다가가 본다.

혹여 옆집 아줌마라고 하면,

아니, 준이 할머니라고 하면,

쪼끔은 덜 부담스럽지 않을까?

아직도 오랜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이 있나 보다.


퇴직 후 1년은 내게 이렇게 또 다른 시작을 선물했다.

숲해설가! 수필가! 브런치 작가!

그래서 나는 부자다.(어느 작가님이 나보고 부자라고 해 주셨다. ㅎㅎ)

부끄럽지만 행복하다.

오늘을 사랑한다.

그래서 지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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