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에게 보내는편지 9
“갑자기”가 설레이게 합니다. 그 이유는 무의 속 저 깊은 곳에 그리움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마음에 바다를 담고 품으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았나 봅니다. 제가 당신의 썰물의 바다가 아닌 밀물의 바다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간의 소중했던 기억을 지금의 그리고 앞으로의 행복한 기억으로 채워드리겠습니다.
바다에는 썰물과 밀물이라는 인생이 있습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서 바닷가는 그 모습을 다양하게 바꾸어 나갑니다. 갯벌이 되었다가도 찰랑거리는 바닷가가 되기도 합니다. 변화하지 않는 바다는 없습니다. 그 바다에서 인생을 돌아보고 싶었나 봅니다.
썰물은 천천히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떠나지만 우리가 어찌어찌해서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시간은 썰물처럼 사라집니다. 막을 수 없습니다. 떠난 시간, 떠난 사람 그리워할 필요 없습니다. 낭떠러지가 길이 될 수 없듯이 사람은 고쳐 쓸 수가 없습니다(Once a bastard, always bastard)
우리가 나무의 가격이 얼마라고 정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의 눈에는 몇만 원의 소나무가 될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의 눈에는 수천만 원의 값어치를 지니고 있는 소나무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막을 수 없는 시간이 썰물처럼 사라졌지만 차고 들어오는 새로운 밀물의 시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저는 거부할 수 없는 밀물의 사랑으로 다가가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행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간 보지 못해 그리워 짓물렀던 그래서 뭉그러졌던 마음이 당신으로 다시 치유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