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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즐링 Aug 21. 2024

7월 다회

여름의 향기 '백차'


늦었지만 이제야 7월 다회를 정리해서 올린다.


올해는 일찍부터 더워서 이미 한여름의 중간에 와 있는 거 같다.

이번달 다회의 주제는 '여름의 향기, 백차‘이다.

백차는 예로부터 열을 내려준다고 해서 여름에 많이 마시고 잘 어울리는 차(tea)다.


백차는 6대 다류 중 제조과정이 가장 간단하다. 찻잎을 따서(채엽) 약간 시들리기(위조) 한 다음 건조해서 

만든다. 

그래서 만들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간단한 게 어쩌면 가장 어려울 수 있다. 제조과정이 복잡하면 

중간중간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백차는 양과 종류가 많지 않아 귀한 차다.

차로 마시기엔 햇차가 가장 맛이 좋고, 3년이면 약이요, 7년이 지나면 보물이라고 하지 않는가!


7월 다회에서는 햇차부터 3년이 지난 차와, 14년이 된 차까지 준비하였다.



웰컴티로  그린오이멜론티


먼저, 멜론즙을 컵에 넣고, 슬라이스한 오이를 두른 다음 얼음을 넣고, 냉침해 놓은 ‘그린레인’을 부으면 된다. 상큼, 달콤, 풋풋함, 시원함이 맛있다.



백호은침과 주키니&오이롤


백호은침은 햇차를 우렸다. 시원한 야채향과 꽃향 은은한 단맛이 참으로 아련한 맛이다.

누군가는 들기름향이 난다고도 했다.

페어링 푸드는, 주키니&오이롤

슬라이스 한 주키니와 오이에 크림치즈를 넣고 돌돌 말아 낸다.

살짝 크리미한 치즈와 상큼한 야채향이 백호은침과 어울려 서로의 맛과 향을 방해하지 않아 좋다.


                                                         <주키니와 오이롤>


벽아정(무애산방)과 빈샐러드&메쉬드 포테이토


벽아정은 22년 봄차다. 백차라면 당연히 중국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동에서도 이렇게 백차를 잘 만들다니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햇차로 마셨을 때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더 깊은 맛이 나가 시작했다.  무애산방 특유의 향이 깊게 배어 있다. 뭐라고 해야 될까? 누군가는 할머니 옷장 냄새라고도 하고.. 그래도 뭐  우린 차에서는 약간의 크림향과 발효향과 단향이 어우러져 맛이 좋다.


무애산방 벽아정 백차 페어링은 감자를 삶아 생크림과 요거트, 크림치즈, 소금을 넣고 갈아서 메쉬드 포테이토를 만든다.


흰 강낭콩과 병아리콩을 말랑하게 삶아 다진 양파와, 발사믹, 올리브오일, 소금을 넣고 버무려 메쉬드 포테이토 담은 그릇 위에 예쁘게 올린다.


벽아정의 고풍스러운 맛과 감자의 고소함, 부드러운 질감이 잘 어울렸다. 

                                               <벽아정과 빈샐러드&메쉬드 포테이토>


복정백차 공미와 초계국수


공미는 2010년 4월에 생산된 차다. 7년 이상이면 보물이라 했던가.

마시는 순간 “와~~ 진짜 제대로 된 약이다” 싶은 맛이다.

백차 특유의 야채향과 한약재향, 고소한 향과 단맛이 어우러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깊은 맛이다.

우리고, 우리고, 또 우려도 계속 맛이 우러나온다. 5탕, 6탕도 맛이 훌륭하다. 가성비와 가심비가 모두 좋은 

차이다.

엽저를 보면 진한 갈색의 퇴비와 같은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이런 맛이 나는지 감탄을 거듭할 뿐이다.

페어링 푸드는, 실키한 두유면를 약간 넓은 볼에 담아 둔다. 그 위에 닭가슴살을 찢어서 오이와 초절임 한 무를 넣고 연겨자와 식초, 소금을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 후 두유면 위에 올린다. 그리고 미리 냉침해 놓은 동치미국물이나 육수를 부어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실키한 면과 어울려 맛과 건강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초계국수>




5. 블렌딩티 화이트피치와 살구버터바게트


백모단에 복숭아향이 가향되어 달콤하고 화사하다. 싱글티와는 사뭇 다른 반응들이다. 일단 “와아~~” 하는 탄성이 나온다. 막상 우렸을 때는 별로 반응이 없다. 가향차의 특징이랄까?


페어링 푸드는, 앙버터를 패러디한 살구버터바게트빵. 만들기 쉽다. 물론 살구잼 만드는 과정이 길고 힘들긴 하지만. 바게트 위에 슬라이스 한 버터와 살구잼을 올리면 된다.



                                                       <살구버터 바게트>



이렇게 차와 푸드가 페어링 되어 나온다.


순서대로 나오는 티와 푸드가 어쩌면 쉬워 보일지 모르나 우리는 다회를 하기 전에 푸드를 만들어 차와 페어링해 보고 접시도 맞춰보고 항상 신중하게 준비한다.


자주 오시는 분들은 우리의 정성을 알아주시는 거 같아서 고맙고 감사하다.


백차가 열을 내린다고 하니 ‘속이 천불이 날 때 마시는 차’라 하기도 하고 요즘같이 더운 날 맞춤형 차라고 

하신다.


기운 나게 하는 다회 참석자의 문자로 마무리해야겠다.


”사장님 많은 차인들이 좋은 찻집인 다즐링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ㅎㅎ“


고맙습니다. 7월 다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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