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결단
<아니리>
춘향모친 그 소리를 듣더니, "아이고. 인자 죽을란가? 헛소리를 허네 그려." "밖에 누가 왔소?" "아가 춘향아! 어미 왔다. 정신 차려라." "아이고. 어머니 이 밤에 어찌 또 오시었소?" "오냐 내가 너더러 헐 말이 있어 왔다. 이만큼 나오너라.
<중모리>
춘향이가 나오는디 형문 맞인 다리, 장독이 나서 걸을 수가 전혀 없네. 아픈 다리를 저만큼 옮겨놓고 몽구작 몽구작 나오더니, "아이고 엄마 어찌 왔소?" "오냐 왔다." "오다니 누가 와요? 서울서 편지가 왔소?" "흥! 호장 없는년 차라리 그전대로 있고 편지나 왔으면 뉘 아니 좋겠냐? 통째 왔드라." "아이고, 어머님. 통째라니 나 다려 갈라는 가마가 왔소?" "너 죽으면 태워 갈 들것도 안왔드라."
"아이고, 그러면 누가 와요?" "네 평생 원하든 앉어도 서방 누워도 서방 죽어가면서도 서방허든 너의 서방 이몽룡씨 비렁거지되어 왔다. 어서 나와 얼굴 좀 보아라." 춘향이가 이 말을 듣더니 어간이 벙벙, 흉중이 콱 맥혀 한참 말을 못허드니마는 눈을 번히 뜨고 바라보더니 옥문 틈으로 손을 내어 빈손만 내두르며, "서방님이 오셨거든 나의 손에 잽혀주오."
어사또 목이 메어 춘향 손을 부여잡더니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부드럽고 곱던 손길 피골이 상연허니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나는 이게 내 죄요마는 귀중허신 서방님이 저 모양이 웬일이요?" "나도 역시 팔자로다." "아이고, 저 빌어도 못 먹을년 저렇게 헐게 생긴 것 보더니마는 단박에 환장을 허네그려."
<중모리>
"어머니 그리마오. 그게 웬 말쌈이요? 잘 되어도 내 낭군, 못되어도 나의 낭군. 고관대작 나는 싫고, 만종록도 내 다 싫소. 어머님이 정한 배필 좋고 글코 웬말이요. 나를 찾어오신 낭군 어찌 그리 괄세하오."
"서방님." "오냐? 할말이 있거든 어서 말하여라." "내일 본관사또 생신잔치 끝에 나를 올려 죽인다니 부디 멀리 가시지 말고 옥문밖에가 서셨다가, 날 올리라고 영 나리거든 칼머리나 들어주오. 나를 죽여 내치거든 다른 사람 손대기 전에 삯군인체 허고 달려들어, 나를 업고 물러나와 우리 둘이 인연맺든 부용당 날 뉘이고, 내 속적삼 벳겨내어 세 번 둘러 초혼허고, 서방님 속적삼 벗어 나의 가삼을 덮어주고. 지상여를 곱게 꾸미여 나를 메고 나갈 적의 심산구산 다 버리고 서울로 올라가 선대감 제절하의 은근히 묻어주고,"
"무덤 앞에 비를 세워 글을 지어 새겨 쓰되 '수절원사 춘향지묘(守節寃死 春香之墓)'라 여덟자만 새겨주고. 정초 한식 단오 추석 선대감시 제 잡순 후, 내 무덤을 찾어와기여 술 한잔만 부어들고 발 툭툭 세 번 굴러 '춘향아 청초는 우거진디 앉었느냐? 누었느냐? 내가 와서 주는 술이니 퇴지말고 많이 먹어라.' 한두 말로 위로허면 혼이라도 한 없겄소"
어사또 이 말을 듣고,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오늘밤이 새고보면 상여를 탈지? 가마를 탈지? 그 속이야 누가 알겄느냐? '천붕우출(天崩牛出)'이라. 하날이 무너져도 솟아날 궁기가 있는 법이니 오늘 밤만 죽지 말고 내일 날로 상봉허자."
춘향가에서 춘향과 몽룡이 옥중에서 재회하는 대목은 두 사람의 깊은 신뢰와 헌신을 잘 보여준다. 몽룡은 걸인으로 변장하여 춘향을 만나러 왔고, 춘향은 그런 몽룡을 끝까지 감싸고 의지한다. 이 대목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과 신뢰의 가치를 강조한다. 춘향은 극한 상황에서도 몽룡을 향한 사랑과 신뢰를 잃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곁에 있기를 원한다.
몽룡의 결단력과 헌신은 춘향에 대한 깊은 사랑과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다. 몽룡은 자신의 안전을 희생하면서까지 춘향을 구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춘향과 몽룡의 이야기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신뢰와 헌신이 모든 관계의 기본이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준다.
춘향은 몽룡이 거지로 변장한 모습을 보고도 그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태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춘향모친 또한 몽룡을 믿고 의지했기 때문에 그의 행세에 다소 실망감을 보인다. 하지만 춘향모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 신뢰는 가정, 직장, 사회 모든 관계에서 필수적인 덕목이다. 어려움 속에서의 믿음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며,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된다. 회사에서도 어려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 팀원들 간의 신뢰와 믿음은 성공의 열쇠가 된다.
춘향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몽룡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잃지 않는다. 그녀는 몽룡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지켜달라고 부탁하며, 그의 곁에서 함께하고자 한다. 익히 알다시피 몽룡은 이미 사랑의 실천을 위해 과거에 급제해서 남원에 암행어사로 온 것이다. 약속한 사랑을 위해 서로는 끝까지 노력하며 의지한다.
현대 사회에서도 진정한 사랑과 헌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그들을 끝까지 지지하는 태도로 나타난다. 가족과 친구, 동료들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자세는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서로의 성장을 돕는다.
몽룡은 춘향을 구하기 위해 거지로 변장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옥중에 들어간다. 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그의 결단력과 헌신은 춘향에 대한 깊은 사랑과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다. 몽룡은 거지로 변장하고, 자신의 안전을 희생하면서까지 춘향을 구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현대 사회에서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직장, 가정, 사회 모든 영역에서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결단력은 목표를 향한 꾸준한 노력과 용기를 필요로 하며, 이는 결국 문제 해결과 성취로 이어진다.
춘향가의 이몽룡과 춘향의 옥중 상봉 장면은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신뢰와 헌신의 가치는 모든 시대와 상황에서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춘향과 몽룡의 이야기처럼 서로 믿고 의지하고 지지함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 신뢰와 헌신의 가치를 실천하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