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자립한 성인끼리의 일상 공유
반찬 투정하는 남자의 나이가 서른 다섯 성인 남성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 나이에도 아내를 밥 먹여주는 '엄마'로‘식모‘ ’ 가정부‘ 로 한마디로 '부엌데기'로 여기는 한남이 있다는 사실에 더욱더 놀랐다.
그리고 허구한 날 밥 차려줘야 처먹는 남자를 남편이라 두고 사는 여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서른다섯이나 먹고도 자립하지 못한, 미성숙한 인간의 전형 아닌가.
연애라는 로맨스, 이벤트 말고는 살림이라는 일상 노동에 대해 할 줄 아는 것이 전무한 인간은 어른이 아니다. 부모의 보호가 필요한 어린애에 불과하다.
연애한 지 2개월만에 결혼 결심, 8개월 만에 결혼을 초스피드로 감행했다는 것 자체가 일단 패착. 결혼를 위한 결혼이다. 기껏해야 함께 운동하고 여기저기 놀러 다닌 것 밖에 없는데 도대체 상대에 대해서 뭘 알고? 연애는 로맨스고 결혼은 일상이다. 좋아하는 운동, 음악, 취미가, 즉 취향이 같다고 천생연분이라 여기다니. 헛웃음이 난다.
이래서 살아보고 결혼을 결정하라는 거다.
결혼은 엄마 대용, 아빠 대용이 아니다. 정신적으로 자립한 성인끼리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다. 한 집에서 같이 살아보지 않으면 상대의 진면목을 모른다. 동거해보지 않으면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 폭탄인지 지뢰인지도 알 수 없다. 밖에서 꾸미고 연애할 때는 누구나 최상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집에 돌아와 문을 닫고 나서 무슨 짓을 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살아봐야 안다.
그저 운이 나쁘다고 하기엔 여자가 지극히 남자 보는 눈이 없는 듯. 순진하거나 멍청하거나. 자업자득이다. 로맨스 판타지와 가부장제 결혼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실사판.
https://youtu.be/Ob-yEz1 Eq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