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 여행

멜버른에서 보낸 한 철

by 홍재희 Hong Jaehee


호주에서 유일하게 트램, 전차가 시내에서 주교통수단인 멜번. 전차는 멜번이라는 도시를 상징하는 이미지이자 이들의 자랑거리이며 도시 풍경을 만드는 아이콘이다. 홍콩 베를린 쥐리히 트램과는 같으면서도 또다른 멋과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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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멜번을 소개하는 관문으로 이 시티트램 35번. 서울 전철 2호선처럼 순환선. 주관광지와 명소 등 시내를 한바퀴 도는 궤도. 멜번 도심 곳곳을 지나는데다 시티 서클 안에서는 어떤 트램을 타던 프리트램존이라 무료다. 몇 번을 타던 매일 타던 돈을 안내니 나같은 방랑자가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거장마다 친절한 명소 안내방송이 나와 관광객 방문객도 좋아하지만 멜번 시민들도 이용하는 유용한 노선이다.


현대식 시설로 바뀐 다른 노선 전차와 달리 이 노선만은 에어콘도 없이 외관을 옛 모습 그대로 두었다. 다른 곳에 있었으면 촌스럽다 느껴질 소박한 녹색의자 갈색의자가 노란 전등과 안성맞춤이다. 세월이 소복히 내린 나무 들창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목재가 주는 편안함이라니 더위쯤이야 까짓거.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 도시인들에게 맞게 변화하면서도 유물과 명물을 보존하려는 멜번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우리에게도 전차가 있던 시절이 있었다. 서울 한복판에 전차가 다니던 그 때. 백여년전, 대한제국 시절에 그리고 서울이 경성이라 불리던 모던걸 모던보이들이 활보하던 시절에. 50- 60년대까지도 광화문을 지나던 전차. 지금은 자취없이 사라져버린 전차. 광화문 돈화문 종로를 지나는 전차라니 상상만 해도 향기롭다. 도시 한복판을 가르는 전기로 가는 기차. 운치 있지 않나. 서울에 그 전차가 여전히 존재했다면 도시 풍경은 또 얼마나 달라졌을까. 트램에 앉아 나는 과거와 현재 멜번과 서울 그리고 경성을 부지런히 오고간다.


풍경이 마음이 흘러가는 속도로 흘러간다. 바쁘거나 쫓기거나 성질 급한 사람은 못 참을 트램 속도. 느릿 느릿 멈춰섰다가 다시 갔다가 기다렸다가.


트램을 타고 창가에 앉아 흘러가는 도시 풍경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맛이 그만이다. 멋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멋스러움은 일부러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없는 듯 거기 있을 때 우러나는 것. 여유는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멋을 아는 사람이 똑같은 풍경 똑같은 사물에 새로운 눈길을 줄 때 느끼는 것이다.


답답증이 오거나 멍 때리고 싶을 때는 공원 산책을 하거나 부둣가에서 하염없이 수평선을 바라보지만 이렇게 35번 전차를 타고 상상속에서 옛날로 돌아가는 과거 여행을 한다. 내릴 곳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 바퀴 돌면 다시 탔던 곳 원점으로. 그러면 풍경은 달라지지 않아도 마음이 달라져있다.


Something is same but differnet. I took a tram in HK, Berline, Zurich. And here, Melbourne. Feel like an old timer, take a journey back to the past. The best way of traveling by tram in the city. Whenever I feel go somewhere out there, for blow up my mind, get in this city circle tram. I love tram more than subway and m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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