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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Liquid Love

완벽한 사람을 찾습니다

점점 미쳐가는 한국의 결혼 문화 2

by 홍재희 Hong Jaehee




https://www.youtube.com/watch?v=8bax-w4FbLE&t=908s



결혼 상대로 연봉은 얼마, 차는 00 정도는 기본이라느니, 대기업 정규직 육각형 남성을 찾는다느니, 신혼은 꼭 아파트에서 시작해야 한다느니. 한 번뿐인(과연?) 결혼인데 기왕이면 안전 보험으로 완벽한 조건의 배우자와 하겠다는 야심찬 플랜. 이런 조건으로 사랑을 거래하는데 이혼이 속출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우리나라의 지독한 배금주의 결혼 풍토. 결코 손해보지 않겠다는 서로의 잇셈 속에 사랑은 실종되고 없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갔을까?



사랑은 생활의 바닷속에서 파선한다.
- 마야코프스키



사랑이 쉽게 사람의 눈을 홀리듯이 결혼은 너무나 간단하게 사랑에 빠졌던 두 사람을 실망시킨다. 실제로 사랑하고 사랑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고 겨우 함께 된 사이라 할지라도 괴로움은 일찍 찾아오게 마련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사랑은 다시 말해 열정이라는 이름의 사랑은 함께 살아갈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내면에 취한 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온전히 바라보지도 외부라는 조건을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런 사랑의 결말이 항상 죽음을 향해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은 열정에서 시작하여 죽음으로 막을 내린 애인들을 또는 그런 비극적 사랑을 흠모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다. 제가 처한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는 삶의 비루함을. 그리고 사랑도 먹고사는 생활의 괴로움 앞에서 돈 앞에서 굴복한다는 것을.




그럼에도 나는 사랑하고 싶고 사랑하고 사랑을 사랑의 힘을 믿고 싶다. 사랑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는 시대, 사랑의 의미가 퇴색하여 바닥으로 추락한 시대, 인스턴트 사랑이 범람하고 진실한 사랑이 고갈된 이 시대에, 고통을 존재의 가벼움과 불안과 외로움이라는 풍랑 속에 헤매는 우리들에게 더욱더 절실한 것은, 지구상에 잠시 머물 뿐인 우리네 생에서, 고통뿐인 삶에서 유일하게 밝게 빛나는 것은 바로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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