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병실은 6인실이다. 6인실 병실에서 나와 같은 척수손상 환자 분 한분 계셨다. 그분은 나보다 나이가 15살 정도 더 많다. 척수종양을 앓고 계셨는데, 병원까지 운전하고 걸어서 수술실로 들어갔는데, 수술 후 다리에 감각도 없는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고 한다. 물론 척수에 종양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하반신마비가 있을 수 있으며, 종양을 제거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롭다고 했으니, 수술을 감행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종양은 제거되어 목숨은 건졌지만, 하반신마비가 되었으니 속된 말로 돌겠다고 하셨다. 자식들은 다 키워놔서 큰 걱정은 덜었지만 이렇게 나이 먹다가 나중에 누가 날 돌보겠냐며 한숨을 쉬셨다.
또 한 사람은 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이다. 30대 초반으로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같이 있었다. 그는 고속도로 도로포장 공사현장에서 다쳤다고 한다. 친구가 도와달라고 해서 하루만 잠깐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하니, 정말 황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도 음주운전 차량이 공사현장을 덮쳐 1명은 안타깝게도 사망했고 그는 몸이 날아가 굴삭기 유리창에 부딪친 후, 도로 위에 떨어졌다고 한다. 굴삭기 유리창에 부딪치지 않았다면 아마도 다리 밑으로 추락해 본인도 사망했을 거라 말했다. 그는 온몸이 부러진 상태로 팔, 다리, 갈비뼈, 고관절 등 뼈라는 뼈는 다 부러졌다. 물론 머리뼈도 금이 가고 뇌도 충격을 받아 기억을 잘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늘이 돌봤는지 척수신경은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 신경을 하나도 다치지 않아 뼈만 붙으면 퇴원이 가능했다.
내 앞에 있는 환자는 30대 초반에 신혼부부이다. 퇴근길에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한 상태로 두개골을 열고 수술을 받은 상태였다. 뇌출혈로 인해 죽음은 면했지만 장애가 남았다. 뇌를 다쳐 인지장애가 생겼다. 나머지 두 분의 어르신은 치매와 함께 뇌출혈까지 겹쳐 누워만 계시고 간병사가 돌보신다.
서로의 이력을 말하고 보니, 사고는 한순간이고, 사고가 발생한 원인은 설명할 수 없는 마치 ‘TV 속 서프라이즈’와 같은 사연이 있었다. 다들 고민이 있고, 사연이 있지만 다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힘든 과정을 헤쳐나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