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소변줄 제거

by 우철UP


운동 치료실에서 자전거를 탈 때면,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며 열심히 했다.

또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동작 가능한 움직임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그렇게 열심히 운동을 한 후 시원하게 물 한 잔을 쭈욱 마시면, 힘들게 움직였던 근육의 피로가 싹 가셨다.

거기다 오늘 저녁에 몸보신용으로 장모님께서 돼지 수육을 삶아 가지고 오셨다.

장모님이 요리한 수육은 된장과 각종 한약재가 어우러져 삶아낸 특제 수육으로, 잡내나 누린내가 전혀 없다. 특히 살코기와 비계가 적당히 어우러져 식감이 퍽퍽하지도 않고, 육즙이 살아 있어 수육 한 점에 쌈장을 푹푹 찍어 먹으면 여름 보양식 따로 없었다.


수육을 배불리 먹고 시원하게 콜라 한 잔을 마시려 할 때, 주치의가 왔다.

주치의는 소변줄을 너무 오랫동안 차고 있어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이제 소변줄을 빼겠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저녁을 먹은 지금부터 수분 양을 조절하기 위해 물을 마시지 말라고 했다.

아… 아니, 수육을 먹고 나면 고기 속 염분 때문에 얼마나 시원한 물이 땡기는지, 다들 알 것이다. 거기에 저녁 먹기 전 운동도 열심히 해서 땀을 많이 흘린 상태였고, 내 몸은 수분이 매우 부족한 상태였다. 그런데, 물을 마시지 말라니! 말이 안 되었다. 그래서 내가 이만저만해서 물을 좀 마셔야 한다며, 내일 하자고 했다.

그러나 내 옆에 나와 동일한 척수 손상 환자분이 계시는데, 그분과 같이 소변줄을 오늘 빼야 하기에 지금 제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변줄1.JPG


아! 소변줄! 그건 빼긴 빼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닌데… 갑자기 물을 마시지 못하게 하다니! 한순간 자유를 빼앗긴 느낌이 든다.

40일 동안 내 몸을 감고 있던 소변줄이 제거되는 날이기에,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다.

정말로 기분 좋은 날인데, 미리 예고를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쨌든 그동안 내 몸과 동거 동락했던 소변줄은 오늘 갑자기 제거되었다.




소변줄의 정식 명칭은 유치 도뇨관(indwelling catheter) 또는 폴리(Foley catheter)라고도 한다.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4시간 이상 수술하는 환자들에게 사용한다.

이 폴리는 수술이 끝나고 몸이 회복되면 곧바로 제거하게 된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척수 손상 환자는 수술이 끝나고 몸이 회복 단계에 이르러도 이 폴리를 제거하지 못한다.


소변줄2.JPG


(그 당시에는 왜 폴리를 제거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너무나 무지해서 잘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이와 관련해 꽤 많이 알게 되었다.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이만 줄이겠다.)


유치 도뇨관 끝은 방광 안에서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도뇨관 끝이 빠지지 않게 하고, 지속적으로 소변을 배출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마침내 도뇨관을 제거한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유치도뇨관.JPG


그러나 소변줄을 제거하고 요의를 느끼고 스스로 소변을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만약 그게 아니면 걱정할 게 참 많아진다.


물 한 잔이 간절한 마당에 수분 섭취는 하지도 못하고, 목만 타 들어갔다.

그래서 복싱 선수처럼 물을 입에 머물다가 뱉어내기를 반복하며 수분 섭취의 충동을 억제했다.

소변줄 제거 후의 결과는 내일 알게 될 것이다.

기도해야겠다.

제발 예전처럼 소변이 쏴아~~ 하고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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