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병실은 6인실이다.
6명의 환자로 채워진 상태에서 보호자까지 합치면, 12명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서로 다른 성격, 서로 다른 병명의 사람들. 비좁은 병실에 12명이 모여 있으니 인구압(?)에 의한 불쾌감 상승은 자칫 심한 갈등으로 폭발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기저귀에다 ’덩‘을 보는 사람, 어떤 사람은 좌약을 사용하는 사람. 어떤 사람은 화장실로 들어가는 사람 등. 그러다 보면 병실은 어느덧 향긋한 덩꽃 냄새로 채워질 때가 다반사이다.
그럴 때마다 마스크를 찾거나 베개에 코를 묻곤 한다. 어떨 땐, 깊은 밤, 코를 골며 단잠에 들었을 때 향긋한 덩꽃 냄새를 불시에 맡게 되었다. 캬야~코를 찌르는 향긋한 냄새 그 강렬한 냄새가 전두엽을 자극하며 잠을 깬 적이 있었다.
그러니 침대에서 덩꽃냄새를 풍긴 사람이나, 그 꽃냄새를 맡는 사람이라 서로 불편하기는 매한가지이다.
꽃냄새도 참을 수 있고, 코 고는 것도 참을 수 있다. 그것은 생리적 현상이라 그 누구도 꽃냄새와 코 고는 것에 적대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유일하게 적대적인 것이 바로 ’섬망‘이다.
섬망증세가 있으면 깊은 밤 갑자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기도 한다. 섬망증세가 있는 분은 꼭 새벽 1~2시 사이에 샤우팅을 외친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것도 아니고 락커도 그런 고음을 낼 수 없을 것이다.
그 샤우팅 소리에 잠을 잘 다가도 갑자기 깨어나게 되면 그 불쾌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섬망증세가 있는 당사자나 그 보호자를 향해 한 번씩 눈을 흘기기 마련이다.
눈치도 없고 사과 한마디 없고 미안한 기색이 없다면 그 사람은 갈등 유발자가 되지만, 대부분 미안한 마음과 함께 사과도 하고 음식도 돌리는 눈치가 있어 슬기로운 병실 생활이 유지된다.
12명의 사람들이 생활하는 병실이니 당연히 마찰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서로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갈등이 생겨봤자 무엇하겠는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맛난 음식을 나눠 먹다 보면 갈등도 사라지기 마련이다. 이것이 슬기로운 병실생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