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장애인 화장실, 장애인 주차장 시설에 대해 느끼고 생각한 점을 이야기하겠다.
거창하게 서두를 꺼냈지만, 실상 건물마다 돌아다니며 화장실이 어떤 상태인지, 주차장 또한 어떤 상태인지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다닐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다.
그래서 키워드를 ‘세종시 장애인 화장실’로 검색을 해 보았더니, 이미 세종시 장애인 화장실을 조사하셨던 분이 계셨다. 그분의 블로그 명은 ‘도와주세요 세종시’였다. 1년이 넘도록 세종시 내 수백 개의 장애인 화장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용이 가능한 화장실인지 아니면 물건이 적재되어 사용할 수 없는 화장실인지, 또는 문이 잠겨서 사용하지 못하는 화장실인지를 점검하고 기록하여 지도로 제작하셨다(세종 여지도-세종시에서 사용 가능한 장애인 화장실 안내도).
왜 그렇게까지 발품을 팔아가며 화장실을 기록하였을까?
그 이야기의 내면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숨어 있었다. 그분의 아드님은 지체장애인이다. 어느 날 용변이 급해 장애인 화장실을 급하게 찾았으나 화장실이 없어 이용할 수가 없었다. 선택은 일반화장실밖에 없어 무리해서라도 일반화장실에서 용변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일반화장실의 경우 바닥이 소변으로 지저분하게 오염되어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분의 아드님은 그 더러운 화장실 바닥을 기어서 용변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분은 아들이 겪었던 그 고통을 알고부터는 또다시 장애인들이 이런 피해를 겪지 않도록 세종시 관내의 모든 화장실을 점검하였고, 수차례 민원을 넣었다고 한다.
그분의 블로그를 보고 난 후, 나는 생각했다. ‘어, 세종시 장애인 화장실이 정말 그런가?’ 왜냐하면 그분이 느꼈던 분노에 비해 나는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종시 화장실의 대부분을 조사한 그분에 비하여, 단지 내가 편한 몇 곳의 화장실만 다닌 것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분의 생각과 관점에서 몇 곳의 화장실을 일부러 찾아가 보았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분의 말씀처럼 화장실에는 청소도구가 보관되어 있었고 문이 열리지 않는 곳이 참으로 많았다. 어떤 곳은 문을 잠글 수 없게 만들어 두었다. 장애인은 볼일을 볼 때 문을 잠그지 말라는 것인가?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나마 세종시는 장애인 화장실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몇 가지 시정사항만 관철할 수 있다면 타 시도에 비하여 괜찮은 장애인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한 예로 ***시에 볼일이 있었다. 그런데 화장실이 너무나 급해 대형 마트까지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동 주민센터의 장애인 화장실을 급히 찾았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급한 경사로와 움푹 파인 구덩이, 거기다 좁은 문까지 나를 가로막았다. 장애인 화장실의 문 폭은 규격상 90㎝ 이상이어야 하나, 일반화장실 안에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하였으니 무늬만 장애인 화장실일 뿐이다.
당황스러웠지만 어찌어찌하여 볼일을 보았다. 물론 옛 동네이고 주민센터 건물이 낡아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출입은 가능해야 하지 않은가? 다른 곳도 아니고 주민센터의 화장실 문 폭을 넓히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이 하는 일에 안 되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저 관심이 없을 뿐이다.
장애인 주차장은 화장실보다 관리와 정비가 훨씬 훌륭하다.
이유가 뭘까? 과태료 때문이다.
장애인 주차장에 불법 주차를 하면 10만 원, 주차를 방해할 경우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강력한 과태료 덕분인지 장애인 주차장에서는 갈등 요소가 그다지 없다.
그러나 화장실은 예외이다. 그 이유는 과태료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권고할 뿐이다. 권고가 안 되면 사정할 뿐이다.
건물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하느님 위에 건물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