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해도 웃어 주다
아재 개그에 웃어주는 센스
식당에 들러 포장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 출입구에 세워놓은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인다. 아르바이트하는 여직원에게 "이런 거 입구에 세워두면 안 돼요."라고 했더니, 표정이 스톱 모션으로 변한다. 입술을 동그랗게 모으고, 눈을 크게 뜨더니 눈알을 굴린다. "왜... 요?" 하고 물어본다. "너무 이쁘잖아요."라고 했더니 빵 터진다. 계속 웃는다. 생각할수록 웃기는 모양이다. 한 사람이 웃고 있었는데, 내가 가게를 나올 때는 더 큰 소리로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오늘, 또 그 식당에 갔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린다. 벽에 '시그니처 메뉴' 어쩌고 하며 적혀 있다. 나는 그저께 웃었던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메뉴판을 가리키며 "왜 시그니처라고 하는지 알아요?"라고 물었더니, 직원은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나는 곧바로 "땡" 하며 말을 막았다. , 직원이 의아해하며 묻는다. "왜요?" 나를 빤히 본다. 시그니처의 뜻은 "뜨거울 때 안 먹고, 식었을 때 먹는다고 시그니처"라고 했더니, 듣고 있던 두 사람이 또 빵 터졌다. 그제야 나를 알아보고 트리를 가리키며, "맞죠, 맞죠" 한다. 자꾸 웃는다. 재밌는 모양이다. 서비스로 콜라를 주겠다고 했다. 나는 "위에 입술과 아래 입술이 닫지 않고 코카콜라 해봐요."라고 했더니, "커어 카 커얼라"라고 한다." "그냥 해도 돼요."라고 했더니 진짜 해본다. "코카콜라" 진짜 되네 한다. 또 빵 터졌다. 젊은 친구들이 기특하다. 썰렁한 아재 개그를 저렇게 재미나게 받아주다니, 센스 있는 친구들이다. 저런 센스가 있다면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