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우선순위 다섯 가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 주는 것

by 최호용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 주는 것"


내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적어보는 일은, 바쁜 일상에서도 방향을 점검하는 일과 닮아있다.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보다, 무엇을 먼저 지켜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수많은 관계와 역할 속에서 살아왔다. 그 과정에서 비워야 할 것과 끝까지 붙들어야 할 것을 구분해 왔다.


지금의 내가 선택한 삶의 우선순위 다섯 가지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 위해 세운 기준이다. 여기서 언제나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것은 신앙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인데, 오늘은 그 신앙의 문제를 제외한 것들에 대해 언급해 보기로 하자.



첫째, 나의 건강과 생활 리듬을 지키는 것이다.


아무리 의미 있는 일이라도, 몸이 무너지면 지속할 수 없다. 예전에는 책임과 열정을 이유로 건강은 미룰 때가 많았다. 피곤함을 당연히 여기고, 쉬는 시간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강은 선택지가 아니라 토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가끔은 쉬어야지 하면서도, 현장의 여건에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쉬는 시간이 늦춰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몸을 쉬게 하는 일은 최우선에 두고 있다.


지켜야 할 것은 성과보다 지속가능성이다.



둘째, 관계의 질이다.


많은 사람과 잘 지내는 것보다, 몇 사람과 깊이 연결되는 삶이 더 중요해졌다. 불필요한 오해와 감정 소모를 줄이기 위해, 나는 관계를 확장하기보다 선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무조건 참여하거나, 무조건 맞추는 관계는 결국 나를 소진시킨다. 대신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말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신뢰가 유지되는 관계를 우선에 둔다. 관계는 수가 아니라 밀도다. 오래가는 관계란 애써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관리하는 것이다.


관계는 넓혀가는 대상이 아니라, 지켜내는 선택이다.



셋째,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다.


성장이란 더 잘 되기 위한 욕심이 아니라, 나를 멈추게 하지 않기 우한 수단이다. 나는 여전히 배운다. 읽고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이 과정은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어제의 나와 대화하는 시간이다.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고 깨우치는 것이 아니다. 이제 그런 배움은 끝내야 한다. 언제까지 배우기만 하겠는가?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융합해 재창조해야 하는 시기다. 여기서 배움이란, 그런 과정을 창출해 내기 위한 과정을 말한다.


성장은 앞서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기 위한 장치라 할 수 있다.



넷째, 일의 의미와 태도다.


나는 일의 크기보다 그 일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또 그 일로 하여 내가 어떤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느냐가 중요하다. 돈과 성과도 중요하지만, 일을 통해 나의 가치관이 훼손되지 않는지, 태도가 흐려지지 않는지를 점검한다. 일은 나를 증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나의 삶을 드러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일은 나를 소모하는 수단이 아니라, 나를 설명하는 언어다.



다섯째, 나 자신에 대한 존중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나이가 들수록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무리한 부탁에 순응하지 않는다. 감정이 소모되는 상황에서는 거리를 둔다. 그 이유는 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어떤 성취도 공허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존중하는 태도는 이기심이 아니다. 삶의 균형을 지키는 기준이다.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남을 존중할 수 있다.


나를 존중하는 선택이 삶의 모든 우선순위를 지탱한다.



이 다섯 가지 우선순위는 결론이 아니다. 살아가는 동안 시시때때로 돌아보고, 점검해야 할 사항들이다. 이것을 지킬 때 나의 삶의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다고 믿는다. 이제 더 많이 가지는 삶보다, 지금의 나를 온전하게 지키는 삶을 살길 원한다.


그것이 내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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