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를 하다 말고 펼쳐 놓은 노트북이 3일째 책상 위에 펼쳐져 있다. 바로 옆 침대에 기대고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다가 벌떡 일어나 냉장고에 요플레 한 개를 꺼냈다.
껍데기에 묻은 걸 혓바닥으로 싹싹 핥았다. 손잡이가 길쭉한 작은 숟가락으로 야금야금 떠먹었다. 다 먹은 껍데기를 씽 그대로 가서 흐르는 물에 씻어 쓰레기 봉지에 버렸다. 다시 침대에 기대고 누웠다. 노트북을 잡고 글을 쓸까 하다가 다시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다시 벌떡 일어나 주방에 가서 어제 먹다 남은 부추전을 몇 점 집어먹었다. 기름진 밀가루 음식을 괜히 먹었다고 생각하면서 책상에 앉아 책이나 볼까 하다가 다시 침대에 기대고 누웠다.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됐다. 바람이나 쐴까 하고 구미역 근처에 주차를 하고 대전행 열차를 탔다. 추석날이지만 그다지 붐비지 않았다. 열차에 앉자마자 노트북을 꺼냈다. 여섯 번째 출판을 준비 중인 전자책 퇴고 작업을 시작했다.
오타와 띄어쓰기, 문맥의 흐름에 이상이 없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며 읽어 내려갔다. 좀처럼 결정할 수 없던 책의 제목도 내용 중에서 발췌해 <품격을 높이는 삶의 용기>로 정했다. 목차의 페이지도 최종 점검한 후 전체적으로 맞춤법 검사를 두 번 했다. 그동안 열차는 김천, 영동, 옥천 등을 거쳐 승객들이 분주히 오르내렸지만, 퇴고를 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표지 디자인만 남기고 퇴고를 마쳤다. 옥천을 지날 즘 가방에 노트북을 챙겼다. 한 시간 남짓 미루던 전자책 퇴고가 완전히 마무리됐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는 생각에 머리가 맑아지는 거 같았다.
한 번씩, 머리가 복잡해 마음이 어수선할 때는 나는 환경을 바꾼다. 다른 환경에서 해야 할 일에 오로시 집중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특히 글을 쓸 때는 장소나 상황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얼마나 집중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 순간에 나는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지금도 앞에는 스크린에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고, 좌석 옆으로 사람들이 오가기도 하고 통로 쪽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 산만하기도 하지만, 나는 극장 안에서 두 시간째 글을 쓰고 있다.
이제 밖으로 나가서 맛있는 저녁을 먹어야겠다. 이 동네에 돼지갈비가 맛있는 집을 알고 있다. 기름진 비곗살에 푸성귀 샐러드, 생마늘과 양파 절임...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집이다. 그리고 숙소에 들어가 전자책 표지 디자인을 완성해야겠다.
모처럼 travel writing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