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에 버려진 한 대의 오토바이가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그것은 더 이상 탈것이 아니다. ‘버려진 시간의 조각'처럼 보인다. 군데군데 녹이 슬어 철판이 갈라져 있고, 부서진 부품 사이로는 비와 먼지가 스며들어 켜켜이 쌓여 있다. 한때는 햇빛을 받아 번쩍이며 도로 위를 가르던 날이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 오토바이를 닦고, 기름을 치고, 마치 제 몸처럼 아껴주었을 것이다. 그때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바람을 가르며 질주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바퀴가 굳어버린 채,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로 흘러가는 시간에 짓눌려 질식한 채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움직이지 않는 사람처럼 보인다. 배움도, 열정도, 모두 버린 채, ‘지금 여기’에만 묶여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더 나아지려는 걸음을 멈추고, 불편을 감수하기보다 머무는 것이 익숙해져 버린 사람. 그 안에는 한때 반짝이던 가능성과 사랑받던 순간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닦아내지 않으면, 사람도 오토바이처럼 녹슬고, 먼지 쌓인 채로 세월의 구석에 처박히게 된다.
세상은 멈추지 않는다. 햇빛도, 비도, 바람도 날마다 다르다. 그런데 나만 멈춰 있다면, 나는 점점 ‘시간에 뒤처진 존재’가 된다. 한때의 영광을 등에 업고 계속 살 수는 없다. 과거의 성취는 오늘의 연료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내일의 속도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멈춘 사람은 결국 서서히 퇴보한다. 기술은 낡고, 관계는 소원해지고, 기회는 나를 지나쳐 간다. 게으름은 부서진 부품처럼, 나를 조금씩 무력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다시 시동 거는 힘’이다. 먼지를 털어내고, 닳아버린 부품을 갈고, 기름칠을 하듯 나를 재정비해야 한다. 배움을 멈추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용기. 그것이 녹을 막고, 나를 다시 도로 위로 데려다 놓는다.
미래는 기다려주는 장소가 아니라, 달려가야 하는 길 위에 있다. 버려진 오토바이가 될지, 여전히 바람을 가르는 존재가 될지는 결국 오로지 나에게 달려있다. 나를 방치하면 나는 내 안에서 썩어간다. 그러나 나를 끊임없이 가꾸고 움직이면, 시간은 나를 더 견고하고 유연하게 만든다.
한때의 빛을 추억하는 것보다, 앞으로의 빛을 설계하는 것이 더 값지다. 오토바이가 다시 달리기 위해서는 주인의 손길과 연료, 그리고 의지가 필요하듯, 나 또한 다시 꿈을 향해 가기 위해서 나를 믿고 움직여야 한다. 녹슨 날들을 탓하기보다, 지금 당장 기름을 넣고 시동을 걸자. 미래는 달릴 준비가 된 사람에게만, 그 속도와 풍경을 허락한다.
혹시 이 글을, 버려진 오토바이처럼 멈춰 선 기분으로 읽고 있다면, 기억하자. 당신은 여전히 달릴 수 있는 엔진을 가진 사람이다. 먼지와 녹은 잠시 덮였을 뿐, 그것이 당신의 본질을 바꾼 것은 아니다. 당신이 다시 움직이는 순간, 세상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길을 열어줄 것이다. 그 길 위에서, 다시 눈부시게 빛나는 속도로 달리게 될 날이 반드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