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을 위한 힐링무비 가이드 ㅣ 한공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인간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정작 그것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행복의 본질은 모두 자신의 마음속에 숨어있습니다. 전 그것을 찾아주고 싶어요.
작가 프로필 ㅣ 한공기
글쓰기 공동체 '파운틴' 운영자
보통사람의 사소한 일상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송중기처럼 청순한 남자이고 싶어 한다. 우리는 이름도 비슷하다.
아수라백작을 아시나요? 만화영화 마징가Z에 나왔던 악역인데요, 반쪽은 남자이고 반쪽은 여자인 자웅동체 캐릭터입니다. 제 기획 아이템은 영화를 소개하는 것인데 혼자 비평글을 쓰다보니 너무 재미없더라구요. 전 원래 기자출신이라 인터뷰를 많이 해서 인터뷰 글을 잘 쓰는데 차라리 영화에 관한 인터뷰를 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질문자도 대답하는 자도 모두 저이기에 제가 아수라백작이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자가 묻고 남자가 대답하는 형식입니다. 여자기자-남자평론가 라고 생각하고 읽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힐링무비 위주로 분석하려합니다.
제가 힐링무비를 좋아하는 이유는 안구건조증 때문입니다.
라식수술을 한 후 눈이 자꾸 마르는 안구건조증이 걸려서 정기적으로 눈물을 펑펑 흘려줘야 하더라구요.
그럼 1화 첫번째 영화를 시작하겠습니다.
여: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안구건조증을 위한 힐링무비 가이드>를 진행할 엠씨 한공주입니다. 앞으로 저와 함께 할 영화박사 한공기님을 소개합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남: 네 안녕하세요. 공주님 반갑습니다.
여: 앞으로 힐링무비 위주로 박사님이 분석해주시기로 하셨는데 과연 힐링무비가 뭘까요?
남: 일단 힐링에 대해 제대로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순적인 두개의 트렌드가 있습니다. 하나는 <탐욕>이고 다른 하나는 <힐링>입니다. 두가지는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반대편에 있어요. 그래서 한국은 두가지를 지향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사회인 듯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힐링'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간다든지, 맛있는 것을 먹는 다든지, 맛사지를 맏는다든지...그런 것들로 힐링을 받을 수도 있지만 힐링의 본질이라 할 수 없습니다.
여: 힐링의 본질이요? 과연 그건 뭘까요?
남: 여행, 맛집, 맛사지 등 힐링상품들 역시 탐욕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구하고 소비하는 소유욕이 저변에 깔려있죠. 예를 들어 1000만원을 들여 여행을 갔다고 치면 여행지에서 계속 비용 생각을 할 것이고 가성비를 따질 것이고 열심히 사진을 찍겠지요? 그런 여행보다... 우연히 발걸음이 가는대로 들렀던 어느 공간에서 낯선 환경을 만났을 때. 그 시공간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자유해졌을 때. 굳이 사진에 담을 필요없이 마음에 담을 때. 진정한 힐링이 된다고 봐요. 맛집도 그래요. 맛집 검색을 해서 줄을 서서 들어가 음식 사진을 찍고 먹는, 그런 것보다 우연히 들른 어느 식당에서 예상치도 않던 맛을 보았을 때 그 기쁨. 비싼 돈 주고 받은 맛사지보다 누군가 지쳐있는 나의 뒷모습을 보고 갑자기 다가와 정성스럽게 풀어줬을 때...즉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고 기대했을 때보다 뜻하지도 않게 선물을 받았을 때 진정한 힐링이 된다고 봅니다. 힐링의 본질은 '시'에 있습니다. 시는 굳게 닫혀있던 마음을 열어주는 기능을 합니다. 파블로 네루다는 '시'라는 시에서 '심장이 풀려버렸다'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전 그 문장이 시의 기능을 정확히 설명해주었다고 봅니다. 고정관념, 가치관, 고집이 사르르 풀려 걷잡을 수 없이 자유해진 기분.
여: 그럼 힐링의 본질이 '자유'라 말할 수 있겠네요.
남: 네... 불교의 열반이나, 도의 깨우침, 기독교의 천국 모두 육체의 소욕과 한계에서 자유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힐링도 같은 선상에 있다고 봐요. 예로 전 오랫동안 요가를 하고있는데 요가를 하면 관절들이 풀어지면서 기가 몸 전체를 순환하게 되고 몸의 내부와 외부가 연결되면서 우주와 하나된 느낌이 듭니다. 전 그때 자유를 느끼며 힐링을 받죠.
여: 그렇다면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런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겁니까?
남: 네 가능합니다. 영화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해서 문학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시나 소설에서 힐링을 느끼듯이 영화에서도 가능한 것이죠.
여: 대표적인 영화가 뭐가 있을까요?
남: 워낙 많은데 생각나는대로 말씀드리면 이창동 감독의 <시>, 일본영화 <안경>, 미국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등등 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보면서 힐링포인트를 찾아볼 예정입니다.
여: 네 기대가 아주 많이 됩니다. 그럼 오늘 소개해주실 영화 <앙>에 대해서 진행해보겠습니다. 박사님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게되었나요?
남: 정말 우연히 봤습니다. 쉬는 날 영화나 볼까해서 정액제로 신청한 영화서비스를 뒤지다가 <앙>을 발견했습니다. 포스터를 봤을 때 <안경>이나 <심야식당>등의 느낌이 생각났어요. 그런데 막상 보니 예상과 전혀 다른 영화더라구요. 감독을 찾아보고 역시나! 외쳤습니다.
여: 예상과 다르다는 것은 박사님이 생각하신 힐링영화가 아니었다는 말씀이신가요?
남: 포스터를 보면 왠지 영화 느낌이 떠오르잖아요. 앙의 포스터를 보고 할머니-아빠- 손녀 3대가 하는 단팥빵집, 그런 것인줄 알았어요. 왠지 기획된 힐링영화구나! 그런 느낌. 제가 상상한 이야기는 ... 손녀가 주인공인데 이 아이는 어릴 때부터 단팥빵을 무지 먹은 아이예요. 자신의 집 단팥빵을 좋아하지만 가업을 물려받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데 단팥빵에 담겨진 철학을 깨달으며 가업을 물려받기로 결심한다는...막상 봤더니 포스터는 페이크였습니다.
여: 아! 저도 포스터만 보면 그런 영화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전혀 아니군요.
남: 일단 이 영화 감독이 '가와세 나오미'입니다. 저같은 씨네마 키드는 그녀를 잘 알죠. 그녀는 부산영화제를 통해 한국에 많이 알려진 일본의 거장 감독이거든요.
가와세 나오미 감독
여: 전 잘 몰라서 검색해봤는데 5번이나 칸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하셨더라구요. 1997년 <수자쿠>란 영화로 황금카메라상을 받았고 2007년 <너를 보내는 숲>으로 심사위원 대상을...그리고 올해에도 칸영화제에 아시아 여성감독으로 유일하게 경쟁부분에 오르셨더라구요.
남: 연구를 많이 하셨네요. 사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많이 찍으신 분이예요. 그녀가 영화에 입문하게 된 계기도 자전적 이야기로 만든 첫번째 다큐 <따듯한 포옹>이 호평을 받으면서죠. 16미리 필름영화 <따듯한 포옹>은 다섯살 때 집을 나간 아버지를 17년만에 다시찾는 과정에 관한 자전적 다큐예요. 오래된 앨범 속에 있는 사진 속 공간을 다시 찾아가며 아버지네 대한 기억을 떠올리죠. 영화 맨 마지막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아버지를 찾아요. 그리고 아버지와 전화통화하는 소리를 영화에 담죠. '야마시로 기노요부씨입니까?' 물으니까 아버지가 '네 그런데요, 누구시죠?' 답하죠. 그녀는 담담하게 자신이 누구인지 밝힙니다. 아버지가 놀라고 어쩔 줄 모르고...둘은 오랫동안 대화를 합니다. 영화에 엄청난 힘이 있었어요. 지금은 폐간된 영화잡지 KINO에서 편집장인 정성일씨가 극찬했던 기사를 본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후 가와세 나오미 감독님의 극영화들도 다큐적인 요소가 매우 강합니다.
여: 얘기를 들었을 때 예술영화 감독님이구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남: 그쵸? 그래서 그분이 만든 <앙>이라는 영화는 기획영화보다 예술영화 느낌이 듭니다. 뻔하지도 않고 힘이 있어요. 참 그리고 제가 기자시절에 가와세 나오미 감독과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이 제가 혹시 한국영화를 좋아하는지...어떤 영화를 봤는지...좋아하는 한국영화는? 질문했어요. 그런데 뭐라 답했는지 아세요?
여: 음...박찬욱? 봉준호? 아니 가와세 나오미 감독님이라면 이창동 감독님이나 홍상수 감독님을 좋아할 것 같네요.
남: 정확히 이렇게 말씀하셨죠. '사실 전 다른 사람이 만든 영화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영화도 잘 모릅니다.'
여: 네? 의외네요. 영화를 보지않는 영화감독. 상상이 안됩니다.
남: 자기만의 영화를 만드는 예술가라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독창적이고 진솔한 영화를 만드시는 것 같아요. 어째든 <앙>을 보시면 감독님 스타일을 이해하실 수 있을거예요.
여: 네 그럼 본격적으로 영화 <앙>에 대해서 얘기해 봐요. 대충 어떤 스토리인가요?
남: 주인공은 남자인데 두평정도 되는 조그만 가게에서 혼자 단팥빵을 만들어 팔아요. 아르바이트를 구하는데 어떤 할머니가 찾아와 자신을 써달라고 조릅니다. 남자는 무리라고 말하며 돌려보냈는데 할머니가 계속 찾아옵니다. 할머니가 매우 특이해요. 꽃과 나무와도 대화를 하는 매우 자연친화적인 할머니거든요. 그리고 할머니는 주인공에게 '빵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팥맛이 아쉽다'고 해요. 알고보니 이 할머니는 평생 팥을 만들어온 '단팥의 장인' 인 거예요. 할머니가 주인공에게 자신이 만든 팥을 도시락통에 담아 선물하는데 주인공은 그걸 먹고 놀라죠! 아니 이런 맛은 처음이야~ 하며. 사실 남자는 팥을 직접 만들지 않고 업소용 팥을 사서 써 왔거든요. 그래서 결국 할머니를 채용하고 둘은 엄청난 단팥빵을 만듭니다.
여: 오~ 흥미진진하네요. 장사가 매우 잘되겠네요.
남: 네 대박이 납니다. 평소에 손님이 그리많지 않은 빵집이었는데 사람들이 줄서서 먹기 시작하죠.
여: 와! 주인공에게는 엄청난 행운이 굴러들어온거네요.
남: 하지만 할머니에게 문제가 있어요. 할머니 손이 흉측한데 할머니가 한센병(나병) 환자예요. 어릴 적에 나병에 걸려서 요양원에서 계속 살아오신 분이죠. 또 이 가게의 주인이 주인공이 아니예요. 주인공이 예전에 불미스러운 일로 감옥에 갔을 때 위자료를 대신 내주었던 지인의 가게랍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출소 후 지인에게 신세를 갚기위해 단팥빵을 만든거예요. 주인공은 원래 단걸 싫어하는 사람이라 자신이 만든 단팥빵도 잘 먹지 않았었어요. 할머니를 만나면서 단팥빵을 진짜 좋아하게 되었죠. 사장님이 주인공을 찾아와 할머니의 한센병에 문제를 삼죠. 사람들이 알게되서 소문이라도 나면 이미지가 안 좋아지니 할머니를 내 쫓으라고 지시합니다.
여: 어머 안타깝네요. 그래서 할머니가 쫓겨나나요?
남: 아뇨, 남자는 차마 그러지 못해요. 오히려 단팥 만드는 일만 했던 할머니에게 판매도 도와달라 부탁을 하죠. 벚꽃이 만개한 봄에 만난 두 사람은 가을까지 단 둘이 그렇게 가게를 꾸려나갑니다.
여: 다행이네요. 그런데 그때까지 사장님이 가만있나요?
남: 그 전에 문제가 점점 손님이 줄어요. 할머니의 병에 대해 소문이 나버린 거죠.
여: 위기가 찾아 왔군요. 그래서 어떻게 되나요?
남: 스토리는 여기까지만 말씀드릴게요. 더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되서 ^^ 대신 다른 얘기를 하죠.
여: 음...그럼 포스터에 나오는 여학생은 누구인가요?
남: 아! 그 학생 얘기를 빠뜨렸군요. 그녀는 이 가게에 자주오는 단골 여중생인데 엄마랑 단 둘이 사는 애예요. 친구도 없고 외롭고 고독한 아이인데 주인공을 잘 따르죠. 주인공이 실패하고 남은 단팥빵도 자주 싸주거든요. 이 여학생은 주인공과 할머니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요. 할머니를 한번 써보라고 주인공을 설득하거든요. 이후 할머니와 무척 친해지죠.
여: 아 그럼 이 영화는 세사람이 이야기를 끌어나가겠네요.
남: 네 맞아요. 주인공과 할머니만 단둘이 나오면 이야기가 지루해질 위험이 있으니까 다른 캐릭터를 추가한 것 같습니다. 여학생이 이야기속에서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것도 직접 보시면 알거예요.
여: 그럼 영화 <앙>의 힐링포인트 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남: 네 그건 해드릴 수 있어요. 이 영화가 의미있는 것은 '인간에 관한 성찰'을 담고있어요. 사실 주인공은 삶에 낙이 없던 사람입니다. 알콜중독자이기도 하고...과거에 술집에서 싸움을 하다가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감옥에 가게 되었죠. 감옥에 있는동안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자신을 크게 자책합니다.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이죠. 기가 많이 죽어있고 하루하루 근근이 술로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이었죠. 그런 그에게 할머니가 찾아오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할머니가 그런 얘기를 해줘요. "인간은 이 세상을 보기위해 태어난 것이고, 굳이 특별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모두가 나름 다 가치가 있다..." 한센병으로 평생 타인에게 버림받은 할머니가 한 말이라 울림이 큽니다.
여: 어쩌면 그 말씀이 이 영화 전체를 말하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남: 네 맞아요. 굉장히 울림이 큰 영화입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특유의 잔잔한 정서가 진솔하게 묻어납니다. 연출력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뛰어납니다. 무엇보다 촬영과 연기가 무척 빛납니다.
여: 촬영이요? 그건 매우 전문영역이라 자세한 설명좀 부탁드려요.
남: 사람들은 보통 '좋은 촬영'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화려한 것을 생각합니다. 참 '좋은 연기'해도 대부분 극적인 연기를 떠올리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렇게 생각 안해요. 가장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낼 때 좋은 촬영, 좋은 연기라고 합니다. 사실 그게 더 어렵거든요. 특히 한국에서는 좋은 촬영과 좋은 연기를 찾기 좀 힘듭니다. 그 이유는 작업자들의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접근법 때문이예요.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모두 과잉되어 있어요. 극적인 스토리와 장면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죠. 그런 접근이 반복되다 보니 잔잔한 작품은 잘 못만들어요. 그 미묘함과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는데 서툽니다.
여: 그럼 <앙>을 보면 그게 뭔지 느낄 수 있다는 거군요.
남: 네 맞아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영화로 만드는데 장인이예요. 그녀의 전작들을 봐도 느낄 수 있어요. 참 그런 장인 감독이 또 떠오르네요. 일본의 고레다 히로카츠 감독님! <환상의 빛>,<아무도 모른다>,<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걸어도 걸어도>,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만든 분인데 그분 역시 다큐멘터리 작업을 많이 하신 분이죠. 이런 감독님들의 특징은 집요한 관찰과 기다림, 차분한 카메라와 연기가 일품입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님이나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님 영화를 보면 두 분다 '명상' 좀 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참 고레다 감독님도 2013년에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받으셨죠. 정말 두 분다 인간의 삶에 대한 성찰이 뛰어나세요.
여: 박사님 말씀을 들으니 정말 보고싶어집니다. 과연 어떤 촬영과 연기로 접근했을까?
남: 음 참고로 더 말씀드리면 결국 '시선'의 문제라고 봅니다. '시선'은 테크닉만으로 충당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어떤 시선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질문하시고 영화를 보시면 연출에서도, 촬영에서도, 연기에서도 그것이 느껴집니다.
여: 시선이라...시선이라 함은 관점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남: 즉 세상을 보는 관점이라 할 수도 있고 통찰이라도 할 수 있죠. 우린 모두 같은 세상을 보지만 제 각기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잖아요, 즉 각자의 인식에 따라 각자 세상을 다르게 보죠. 즉 <앙>을 본다는 것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시선에 동참하는 것이죠. 전 영화를 보는내내 그 시선에 계속 감탄했는데요, 특히 촬영부분에서 두드러지게 느껴집니다. 사진 작업을 많이 해서 나름 전문가인 저도 무척 하기 힘든 촬영이었거든요. 그 조그만 가게에서 어떻게 사람이 교감하는 것을 저렇게 찍어냈을까? 보통의 시선으로 저렇게 어떻게 화면을 담담하게 담아냈을까? 또 여학생의 연기도 주목해서 보면 굉장히 특이합니다. 연기를 안 한 듯 하는 그 느낌이 대단하거든요. 참 그리고 영화 후반부 가와세 나오미 감독 특유의 16미리 필름 룩이 나와요. 아마도 감독님이 카메라를 들고 직접 찍은 인서트 장면인 듯 한데 매우 인상적 입니다.
여: 인서트가 뭐가요?
남: 음...영화에서 배우의 연기가 나오지 않는, 사물이나 풍경장면인데 전문가들은 이 인서트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인서트에서 영화느낌이 많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촬영 장인들은 인서트를 진짜 잘 찍거든요. <앙>은 그 인서트를 즐기는 맛도 쏠쏠합니다.
여: 오 그래요? 혹시 인서트가 좋았던 영화 또 생각나시는 것 있나요?
남: 음...영화판 <심야식당>도 인서트가 매우 훌륭합니다. 그릇에 담긴 음식이라든지, 식당이 있는 골목이라든지, 베란다에 걸린 빨래라든지...영화의 정서에 맞게 정말 잘 찍었어요. 나중에 꼭 찾아보세요.
여: 인서트가 영화의 정서를 좌우한다...몰랐는데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에 영화를 볼 때 꼭 눈여겨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힐링영화 <앙>의 추천 멘트 짧게 해주신다면?
남: 전 이 영화를 보며 정말 원없이 펑펑 울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 영화가 떠오를 때마다 저도 모르게 또 펑펑 울게 되더라구요. 얼마전에는 지하철에서 노인석에 앉은 어떤 할머니를 보고 그만 <앙>이 떠올랐는데 얼굴을 감싸고 펑펑우느라 난처했습니다. 아마 제 옆에 있던 사람이 놀랐을거예요.
여: 역시 각박한 세상을 사느라 안구건조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영화일 것 같아요. 박사님 첫시간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남: 처음이라 너무 두서없이 떠들어서 죄송하네요. 다음에는 더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 아닙니다. 제가 매끄럽게 진행을 못해 오히려 죄송하죠. 저도 다음에는 더 잘하겠습니다. 다음 영화는 어떤 영화를 설명해주실지 살짝 가르쳐주실 수 없나요? 다음 시간도 무척 기대됩니다.
남: 아! 아직 생각해본적이 없어요. 혹시 독자분들이 <이 영화 보고 울었는데 무엇이 날 그렇게 울리게 만들었는지 분석좀 해주세요.>하고 추천해주시면 저도 그 영화를 보고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여: 아~ 네 그것도 재밌겠네요. 그럼 독자님들 댓글 많이 부탁드릴게요. 이 코너 어떻게 보셨는지...그리고 추천영화 꼭 댓글로 써주세요. 그럼 박사님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남: 네 수고하셨습니다. 참 앙 보시고 댓글로 감상평도 부탁드려요^^
파운틴의 새 멤버를 모집합니다.
파운틴은 에세이를 중심으로 한 인문학 소셜 플랫폼입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글을 쓰고 회원들끼리 서로 코멘트를 달아주며 발전시킵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퍼블리쉬를 합니다. 매달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이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독서낭독과 글쓰기를 합니다. 멤버가 되고싶으신 분은 이메일 adamneve3@gmail.com으로 A4 한 페이지 분량의 '자기소개서'(네이버 이메일 주소도 첨부해주세요) 를 보내주시고 카카오톡 아이디 dominogame으로 카톡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