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기
보는 내내 식은 땀을 흘리고, 주먹을 꽉쥐고, 소리를 지르며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진땀을 빼며 보았던 이 영화가 단순 오락물이 아닌 무거운 메세지를 담고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러고보니 이 영화의 주제는 라스트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도그빌><만덜레이>와 닮았다.
도그빌은 '악의 평범성'과 '고립된 인간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관한 영화이고 만덜레이는 '미국 흑인들이 백인 사회에서 노예적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에 관한 영화였다. 마치 인류보고서같은 두 영화는 당시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내게 매우 충격적이었고 이후 사람공부를 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정리하자면 모든 인간의 마음은 다 똑같다. 살아온 환경과 입장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그럴 수가 있는가? 할만한 천인공노할 일을 내가 그 입장이 되면 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인간의 삶이 태어나고 자라온 환경에 의해 운명적으로 결정지어진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우리에겐 모두 자기만의 '양심'과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 <겟아웃>을 두고 서론이 긴 이유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도그빌><만덜레이>를 봤으면 해서이다.
영화 <겟아웃>은 '왜 백인사회 속의 흑인사회가 여전히 마이너로 남아있는가?' 질문을 던진다. 머리로는 우린 똑같은 인간이야, 우린 평등해...하면서도 사회분위기는 달라지지 않는다. 심지어 흑인의 적은 흑인이라고...함께 힘을 합해서 정당한 권리를 획득할 에너지도 모자랄 판에 그것에 훼방을 놓는 것이 흑인이란 사실이다. 앗! 이런 상황 왠지 익숙하지 않은가? 그렇다. 남 얘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다. 이명박근혜 정권을 통과하며 최근 대통령 선거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 충격적인 사실은...민주주의의 적이 소수의 이기적인 지배층보다 바로 다수의 피지배층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우린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무엇이 그들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 원인을 알려준 것이 바로 영화 <겟아웃>이다. 백인 마을에 납치된 흑인들이 최면에 걸려 노예의 삶을 사는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인데 키워드를 정리하면 '프레임'과 '세뇌'이다.
인간은 쉽게 프레임에 갇힌다. 즉 반복적으로 자꾸 특정한 생각을 집어넣으면 자연스럽게 그것이 진리인냥 믿게되는 것이다. 그것은 과학적으로 뇌의 가소성 때문인데 뇌는 플라스틱같이 특정한 형틀에 집어넣으면 금방 적응을 해서 모양이 만들어지고 빨리 굳어버린다는 것이다. 한번 굳어진 뇌는 다시 열을 가하기 전까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교육과 언론이 한 사회의 구성원의 뇌를 조종할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북한이 그런 식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도 프레임과 세뇌를 통한 방법때문이다. 즉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지 못하고 프레임에 세뇌당한 사람은 좀비와 같다. 그래서 <Get Out>은 세뇌적 프레임을 부수고 탈출하라!는 처절한 메세지를 담고있다. 며칠전 어머니께서 카톡으로 만화를 보내주셨다. 어머니도 다른 지인에게 카톡으로 받은 것이라고 한다. 만화를 보면서 등에 싸늘한 소름이 돋았다. 초등학교 때 우연히 주운 삐라를 보는 기분이랄까? 조선일보에서 만든 이 만화의 논리에 반박하자면... 좋은 나라의 진짜 기준은 '창문틀이 잘 닫히고, 편한 생활을 하고, 티브이 채널이 많은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복지, 아름다운 공동체, 평등, 자유, 인권, 제대로 된 교육등 인간의 삶에 있어서 절대 포기하지 못할 가치가 존중되고 지켜지는 사회이다. 만화 속 <냉장고가 두개 있는 집에서 고기를 구어먹다가 창문을 열었는데 너무 부드럽게 열려서 한국이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다>라는 부분에서 빵터졌다. 헬조선일보가 만든 이 만화 자체가 이 나라가 왜 헬조선인지를 확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6개월간 신문값을 내지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수년간 조선일보를 보고계시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나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부모님을 프레임에서 탈출시키고 조선일보에 복수하는 법은 조선일보를 폐간시키는 것이다. 난 그것이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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