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소하다

차별 없는 햇빛

나와 너의 에너지ㅣ 윤성권

by 한공기
스크린샷 2016-02-03 오후 4.16.59.png 재생에너지 연구가


책상 앞에서가 아닌 사람들 속에서 좀 더 현실적이고 모두가 쉽게 접근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재생에너지 정책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프로필ㅣ 윤성권
평소에 꿈을 디테일하게 꾼다. 그것을 각색해서 쓰면 재밌겠다고 생각함.



햇빛은 만물을 소생시키기 위해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를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움츠렸던 새싹이 자라나고, 식물이 생장하며, 사람 또한 (걱정스럽거나 우울한 생각도 잠시 잊어버리며) 조금씩 성장한다. 동서양에서는 만물을 일깨우는 태양의 무한한 능력을 신앙하고 숭배하며 신으로 모시기도 하였다.

햇살은 풀잎 위, 봄의 어깨, 겨울의 입술 등 어디든 발을 내디뎌야 산다.

햇살은 어느 날에도 여전히 꼿꼿하다.

햇살은 편견이 없어서 누구든 그 아래선 불온하지 않다.


이수진 「햇살의 입장」 요약


위의 시에서도 나타나듯이 태양은 어느 곳이든, 어느 날이든, 어느 누구에게든 차별 없이 환하게 비추어 준다.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와 주요 지하자원이 특정지역에 국한되어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태양은 편견 없이 어느 곳에나 일정하게 비추기 때문에 가히 신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햇빛은 편견이 없다는 특징이 바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국제사회는 유가변동, 온실가스 배출, 기후변화 등 여러 차례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청정하면서 자연에서 무한정 얻을 수 있는 재생에너지의 성장이 본격화되었고, 그중에서도 태양광은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성장하였다. 태양광은 햇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술이다. 햇빛에너지는 태양으로부터 에너지원을 얻기 때문에 해가 떠 있는 이상 거의 무한하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어디든 가리지 않고 비추어 주는 햇빛의 특성 때문에 전통적인 경제구조에서 소외받던 지역들이 이른바 태양광 발전 잠재량이 높은 국가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역시 햇빛의 특성이 작용하여 상대적으로 일사량이 좋은 경상남도, 전라남도 등이 태양광 설치에 탁월한 지역으로 각광받았고, 많은 태양광 단지가 설치되었다. 뿐만 아니라 도심에도 건물 지붕, 아파트 베란다에 많은 태양광 설비가 설치되었고, 이제는 그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럼 곳곳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하는 태양광을 보통 미니 태양광이라 부른다. 설치비는 서울시의 경우 68만원이고, 이 중에서도 해당 가구에 한해 최대 50% 가지 시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미니 태양광을 설치하면 대략 양문형 냉장고를 일 년 내내 가동할 수 있을 만큼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한 달 평균 최대 13,000원 정도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물론 집집마다 상황이 다르니 참고만 하시길..


그럼 이제 태양광 설치를 늘리기만 하면 에너지 문제는 해결이 될까? 그 문제에 답을 하기 전에 아래 퀴즈를 먼저 풀어보자. 태양광은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많은 면적을 필요로 한다. 석탄화력 발전소 한 개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태양광으로 만들어내려면 대략 어느 정도 면적이 필요할까?


무려 40킬로 제곱미터의 면적이 필요하다. 정확히 감이 오지 않겠지만 40킬로 제곱미터는 대략 서울시 강남구 면적에 해당된다. 즉 태양광은 청정하고 무한한 에너지이지만, 넓은 면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토면적이 좁고 산지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서 태양광으로만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만약 우리도 넓은 사막이나 초원이 있다면 이러한 고민이 없겠지만 말이다.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아낸다. / 윈스턴 처칠


비록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는 현재의 상황에서 기회를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 대규모 태양광을 설치할 면적이 부족하다면 도심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아파트 베란다와 건물 지붕, 벽면, 도로, 다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집집마다 계모임을 통한 미니 태양광 설치운동을 펼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은 만큼 숲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역시 모색해봐야 할 것이다. 식물의 광합성에서 태양광 발전에 대한 영감을 얻은 만큼 자연이 추구하는 심오한 원리와 그 자체의 신비함을 닮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차별 없는 햇빛의 대단한 능력을 본받아 우리 모두가 지금 처해있는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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