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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공기 Dec 18. 2017

나도 결혼할 수 있을까?

12월 공통주제 <습관> ㅣ 정아랑


대학원생
학부시절에는 정기적금을 1년 만기로 십 만원, 십 만원, 이십 만원 이렇게 세개를 들어서 만기타서 방학마다 여행가는 것이 낙이었습니다. 그 때의 추억으로 지금도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뭐하지?" "오늘 뭐먹지?" 이 고민으로 가득차서 한국에서 있었던 고민들이 다 쓸데 없어 져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입니다. 

작가프로필 ㅣ 정아랑 

영문학 전공. 

KEWORD: 운동, 나눔, 부모님, 낙서, 수다 여행



한 공간에서 평화롭게 산다는 것은 각자가 가진 습관을 잘 이해해 주며 살고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요즘 들어 친한 친구들이 하나 둘 씩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한다. 올 해만 두 커플이 했고, 내년에는 네 커플이 이미 얘기가 오고가는 상태이다.

그래서 더욱더 한 공간에서 산다는 것에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얼마나 사랑 하길래’보다도 어떻게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걸 받아들였을까 걸까 궁굼해진다.

그리고 나는 왜 누군가와 산다는 것이 약간은 그리 달갑지 않은 생각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여기고 있는 걸까.

내가 살았던 공간들을 보자면, 가족들과 같이 살고 있는 집과, 혼자 지내는 자취생 시절로 나뉜다.




가족들과 사는 공간은 당연히 ‘나의 집’이라서 당연히 편해야할 것 같지만, 계속해서 습관이 충돌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친오빠와 나와 맞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나는 물건들의 정해진 위치가 있고, 그 물건들은 거기 있어야만 하지만, 오빠는 쓰고 나면 그 자리에 물건을 놓는다. 

그것으로 오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 치약이 있어야하는 자리에 없는 일, 입었던 옷을 빨래바구니에 넣지않고 어딘가 바닥에 있는 일.

일주일에 몇 번도 아니고, 매일 해야하는 생활습관이 부딪히고, 똑같은 말을 계속 함으로써 오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내가 생각하는 당연한 것이 그사람에게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 힘들다. 

한 집에서 살아 온 가족이 그러한데, 다른 환경에서 자라서 가진 습관은 얼마나 다를까. 




혼자 지내면서 몇 년동안 나의 습관도 더 단단하게 굳혀진 것도 문제인 것 같다. 빨래를 하는 스타일, 청소를 하는 스타일, 화장실을 사용하는 방법들이 그러한데 , 내 생활 속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불편하다고 느끼는 상황까지 된다면 점점 결혼과 멀어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한다.

결혼이 또 다른 친오빠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라면 두렵다. 나만 불편한게 아니라 상대방도 똑같이 불편하다고 느낄 것이다. 

친구들의 결혼을 보면, 한 공간에서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하며 습관을 합치자고 한 것인데, 결혼은 쉬우면서도 가장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어머니에게 이런 걱정을 말씀드렸다가 서로 바꾸려 하지말고 인정하고 살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말그대로 사서 걱정을 하고 있다. 

괜히 혼자 더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만 요즘들어 주말에 집에 갈 때마다 혼자 살아야하나 싶다. 




쓸데없는 생각. 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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