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소소하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공기 Apr 29. 2018

광야의 먼지

아주 사적인 이야기 ㅣ 전상현

기획사 대표
에고란…껍질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 껍질을 깨야지 세상에 나온다. 껍질을 깨고 나오던지 갇혀있던지 둘 중 하나.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껍질이 점점 단단해진다. 껍질에서 나오는 방법은 껍질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서 자신을 만나야된다. 그러면 껍질마저도 컨트롤할 수 있다. 



작가 프로필 ㅣ 전상현

가수&연기자 매니지먼트 아론엔터테인먼트 대표 

기획의 신. 추진력의 왕. 생각을 현실화 시키는 능력자 




사랑하는 인간들에게

안녕! 난 광야의 먼지라고 해

나를 좀 더 소개하자면 사람들에게 보이는 아주 평범한 먼지이지, 우리는 날씨에 영향을 받는 먼지이며,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삶 속으로도 들어가 존재하기도 하고, 세상 어디에든 존재해온 오래된 광야의 먼지야.

너희들 인간들 하고는 아주 오래전부터 함께 해왔지 우리의 존재는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곳에서 더 빛을 발하고, 잘 볼 수 있어.


빛이 어두운 곳을 밝힐 때 자기다움을 나타내는 거지, 한때는 인간들이 우리의 존재를 아름답게 봐주는 때도 있었어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학교의 교실 수업시간이었어. 구름에 가려진 빛이 구름을 뚫고 나와 창문을 통과하여, 교실의 어두움을 빛으로 드러낼 때, 빛에 반사되어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우리를 보고, 느끼는 모습에 감사했어.

우리도 한때는 자연 그대로일 때가 좋았어.

그때는 우리의 존재의 가치를 잊지 않았지.


우리의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은 인간들이 자연을 자신에게 맞춰 길들이고 마음대로 뒤틀어 놓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미세먼지들이 나오게 되었지. 우리 또한 미세먼지들과 섞이는 게 좋지는 않아.

미세먼지들은 너무나 역겹거든.

인간들은 왜! 자연에서 나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인정하지 않고 자연을 없애는 것일까?

한때는 자연에서 나오는 음식들에서 만족하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게 되었고, 배불리 먹기 시작하면서 점점 정신을 혼탁하게 만들었어! 또 편리함을 위하여 뭔가를 짖고 만들고 끊임없이 만들어내었지. 너희들이 만들어 놓은 거대 산업을 통하여 미세먼지는 어쩔 수 없이 너희들과 섞이게 된 거야.


자연과 멀어진 너희들은 점점 더 미세먼지들을 만들어내며 인간의 질병에 걸리도록 스스로 만든 것이지.

포식자가 되어 버린 인간들은 점점 사나워졌고, 인간의 본성을 잃어가게 되었지. 지금 만물을 세밀하게 관찰하면 부패하지 않는 것이 없게 되었어. 생기 발랄함을 잃어가서 이기적이고 자신밖에 모르는 인간들로 바뀌게 되었지. 이 미세 먼지들은 너무나 인간들에게 고통이야. 다양한 질병속에서 인간들을 어둠 속으로 몰아가지, 그러니이제는 너희 인간들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는 노력을 하면 좋겠어.


그래야 너희들과 후손들에게 더 많은 추억을 남겨줄 수가 있어.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광야로 돌아가는 것이야, 타오르는 태양 아래에서 목마름에 고통이고, 끝이 보이지 않지만, 그걸 이겨내면 자신을 만나게 되고, 비로소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어서는 것이지.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나뭇잎이 푸르고 강물도 푸른 자연속으로 돌아가길 바래,그것이 너희들과 광야의 먼지가 함께 살아가는 이유인거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너희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어, 가까운 사람을 사랑해야 비로소 먼 사람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을 사랑하고 만물을 사랑할 수 있지.

그래야 너희는 자연으로 돌아가서도 그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는거야.

그럼 마지막으로 우리 아름다운 본래의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바라며 또 편지를 기약할게!

광야의 먼지가.      


매거진의 이전글 듣기싫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